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도시에서 병아리, 아기오리 키우기

이쁜준서 2011. 4. 28. 10:30

은찬이네 오리 네마리

 

 

블벗님 은찬이 할머니 댁에 아기오리 네마리를 들였다 하십니다.

위의 사진의 오리들입니다.

 

민서할머니께서는 자라면 어찌 감당하실려누라 걱정을 하십니다.

 

준서에미가 두살 아기였을 때

아기를 업고 동네 한바퀴를 돌면, 닭을 키우는 집이 있었고,

두살 아기가 집을 나서면 손가락으로 닭을 보러 가자고 하니

막내시동생이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아기가 없던 집에 태어난 아기는

시어머님께는 조선에 없는 귀하고 귀한 손녀이셨지요.

 

아기를 업고, 버스를 타고 서문시장이란 곳으로 가셔서

날개에 새 깃털이 올라오는 병아리를 서너마리 사 오셨는데,

커다가 고양이에게 잡아 먹혀 버리고 장닭 한마리가 정말로 무럭무럭 자랐지요.

마루 밑을 파 헤치고, 화단의 흙을 파 헤치고 해도 준서할미는 장 닭이 겁나서

그 장닭을 피해서 다니는데

아침 일찍 밥을 하러 나가도 제 뒷쪽으로 돌아가서는 저를 쪼아대고,

낮에도 슬슬 피하는 듯 제 뒷쪽으로 돌아가서는 또 쪼아대고

준서할미가 젊은 댁이였을 때니,

막대기나 빗자루나 가까이 있는 것으로 장닭이 가까이 오면 막대기를 쥔 팔이 올라가고

닭은 서슬이 벌겋게 날아 오르면서 또 쪼아대고

다른 모든 식구에는 그러지 않으면서,

아기에게도 그러지 않으면서 딱 저에게만 그리 했지요.

 

아기 보라고 더 키울 수도 있었는데,

온 식구의 미움받이가 되어서

그 해 추석에 닭계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은찬이네 저 아기 오리들은

옥상에서 옥상문이 열리면 계단을 타고 내려올까나?

아니면 옥상에서 땅으로 비행을 할꺼나?

명자꽃몽오리를 따 먹고 까마중 열매를 따 먹는 직박구리가 얼씬도 못할꺼나?

준서할미 오리들이 커 가는 이바구가 기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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