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같은 석류알
이웃의 아우가 5일장 중에 하루를 1,5톤 트럭을 몰고 채소 장사를 하러 다닌다.
그런데 8~9 월 까지는 하루 장사가 재고가 남아 연이틀을, 연 사흘을 장사를 나간다.
자식들은 멀리 있고, 동네에서는 이웃이라 부를만한 사람은 준서할미 뿐이다.
전에는 5일장을 한장도 빼지 않고 다녔기에 늘 장마당에서 많은 사람들 속에 있고, 집은 잠을 자는 곳일 뿐이었다.
설흔다섯부터 장사를 했는데, 그 때는 시골을 돌면서 고추도, 마늘도 수집해서 대구에 가져와 팔았는데,
잠이 모자라면 시골에서 물건을 해 오다 국도변의 주유소에 차를 정차시키고 서너시간을 잤다 했다.
잠이 와 밤 운전을 해 가다가 사고가 날 것 같고, 어두운 곳에서 정차를 하고 자면 위험할 것 같아 늘 같은 곳에서 주유를 하고
주유소에 정차를 하고 자면, 동이 트기 전 주유원들이 깨어주고 그렇게 장사를 했었고,
오일장을 돌 때는 일요일 빼고는 매일 매일 갔으니, 집에 돌아오면 너무 피곤해서 신도 벗지 못하고 발은 신 벗는 곳에 몸은 방안에
들여 밀고는 한숨 자고 일어나면 다시 새벽이었다 했다.
그렇게 피곤해도 자고나면 또 피곤함이 풀렸다 하면서,
지금 자기 옆에 장사하는 사람들은 자기처럼 채소장사를 하는데, 내외가 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장에서 파는 밥을 사 먹고
몇십년을 살았는데, 당뇨도 있고 내외가 병원비와 약값으로 각자가 20~30만원을 쓴다 하더라 했다.
그 바쁘게 장사를 나가면서도 새벽에 밥을 해 든든하게 아침밥을 먹고, 도시락까지 사서 장사를 몇십년 다녔던 것이다.
의료보험공단에서 아픈곳이 없느냐? 고 병원을 거의 가지 않으니 편지가 왔더라 할 정도로 건강하다.
그제는 " 희야 의논하러 왔다..." 라 했다.
팔다 남은 손가락 굵기의 자색고구마를 쪄서 실컨 먹고 왔다면서 고구마는 아직도 온기가 있었다.
팔다 한 이틀 지난 채소가 시들고 누런 졋잎이 있어 남을 주면 버릴 것 같은 채소는 남도 못 준다 했다.
돈을 주고 산 것인데, 남이라도 먹어야 하지 어찌 버리겠는가?
그래서 다듬어 김치도 담고, 담은 김치는 돈을 들여 통을 사 차를 몰고 다니는 교회 근처의 교우들에게 주러 간다.
김치도 못 담을 채소는 먹을 수 있는 것만 오리고 오려서 자기가 먹기에 늘 먹는 것은 남는다 했다.
모 대학병원에 내가 죽으면 내 몸을 기증하러 가고 싶다고 엄청난 말을 했다.
혼이 떠나면 흙덩이 돌덩이 같은 내 몸을 실험용 시체가 늘 모자란다는 의과대학생들에게 주고 가면 좋은 의술을 배우는
그들에게 좋은 일 아니겠느냐? 는 말이었다.
준서할미 할말을 잃고 한동안 있다 말은 하기는 했다.
나는 엄두도 못낼 일이다. 세상 살아가면서 맘이 바꾸어 지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엄두도 못내는 보통을 뛰어 넘는 생각이다.
그 높은 생각을 하지말라 할 수도 없고, 나로서는 생각도 못하는 일을 당신 생각이 옳소 하소라고도 못한다 했다.
삼남매의 자식이 있고, 서로가 알뜰하게 챙기는 딸자식에게는 그래도 의논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 했을 뿐이다.
자식에게 물어보고 자식의 원대로 해야 할 사항은 아니었지만, 다시 곰곰히 생각해 보라 싶어 그리 말했다.
정말 양심 없는 사람을 만나면, 보기 싫어진다 했다.
그럴 때면 저 사람들도 하나님께서 만드신 사람이니 참고 살고, 피하고 살자라 생각한다고도 했다.
장사를 하면서 파는 사람으로서 남들과 섞여 장마당에서 살았지, 그냥 개인대 개인으로는 사람들과 사귀지 못했던 사람이다.
그러니 남들과 맞추지 못하고 자기 생각대로 독불장군처럼 남의 기분도 상관 없는 말을 하고,
늦은 밤도 모르고, 남의 남편이 있어도 쳐 들어 오듯이 남의 집도 온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시장에 가면 장사하는 사람들 남자들과 헛소리도 하고 지내는데, 내가 남의 아저씨라고 가리는 것은 없다 한다.
그러면서 늘 당하는 쪽에 있었으니, 사람을 의심을 한다.
겉은 그래서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지만, 그 속에는 남들이 범하지 못하는 하늘이 주신 본심이 있고,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양심의 판단이 있다.
하나님께서 보시기에는 보배스러운 사람일 것이다.
준서할미가 그 아우를 챙기는 것은 가끔 가서 그동안 세상살이 했는 이야기, 요즈음 생각하는 이야기 들어 주는 것 뿐이다.
남은 채소를 주려고도 하고, 때로는 남는다고 선물 받았는 것을 줄려고도 하지만, 받아 오지 않으니
희야는 어렵다. 커피 한잔 주기도 어렵다 한다.
까탈스러운 준서할미 두개 있는 커피잔이 관리를 잘 못해 그 잔으로 커피가 먹기 싫어서 껌을 씹고 가 아무것도 먹지 않으려 하기도 한다.
가끔은 사과 하나 정도는 먹고도 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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