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사람

가지고 싶은 꽃 앞에서는 사람이 변하는....

이쁜준서 2009. 5. 28. 22:11

 준서할미에게는 꽃을 유달리 좋아하고, 또 키우고 있는 친구가 두명이 있다.

 

아파트에 살고 있는 친구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꽃을 키우기에, 심겨진 그릇이 자그마하긴 하나, 300여개가 넘는다.

7~8년 사이에 두번 이사를 했는데,  이삿짐을 옮기기전 남편과 화분 먼저 옮긴다 했다.

그럴 때면 궁시렁 거리지도 않고, 옮겨 주는 남편이 고마워서, 고맙다는 말도 하기는 하지만,

당신 나하고 결혼하지 않았으면, 이런 일 하지 않아도 될텐데... 라 한다고 했다.

그 뿐이 아니고, 햇빛을 좋아하는 식물은 마당이 넓은 주택에 사는 친구 집으로 갖다 놓았다. 가을이 되면 다시 집으로

싣고 올 때도 궁시렁 거리지 않고, 잘 갖다 주는 것이 그리 고맙다 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아이들이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원을 다니고 있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을 정도로 결혼생활이

30년이 넘은 사람이다.

비슷한 손 아래 시뉘가 있는데,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 아직도 반찬도 해 주기고 하고, 김장김치, 고추장등을 담아 주고 있다.

시어머님께도 잘 하고 있고, 부모가 없는 조카에게도 잘 거두어 주고 있다.

그러니 아내가 어찌 고맙지 않겠는가?

 

한 친구는 준서할미와 한 동네에 살고 있는 친구인데,

3층집 옥상에서,  현관 앞에서 꽃을 키우는 사람이다.

이 친구도 화분이 300여개 정도 되는데, 다르다면 혼자서 들기가 힘이 드는 아주 큰 화분이 많고, 화분들이 큰 편에

드는 것이 많은 점이다.

준서할미와 세사람이 꽃을 서로 주기도 받기도 한다.

 

꽃베고니아

- 행복이 가득한 뜨락에서 담아 왔습니다.-

 

7~8년 전엔가 각 관공서에 베고니아를 둥그런 플라스틱 화분에 많이 심어 두었던 그런 시절이었다.

위의 꽃베고니아를...

그 친구가 성당에 갈려면 그 파출소 앞을 지나 다니는데, 베고니아가 예쁘더니 자꾸 죽어 가 얼마 남지 않았다 했다.

그러니 얻으러 가자고 했다.

나이차가 여섯살이나 아래이니, 혼자서는 달라는 말  하기 어려워 준서할미를 앞 세운 것이다.

매발톱을 가져다 주겠다고 했더니 괜찮다면서 파줄소 직원분이 캐 주셨다.

그 해는 아주 아름답게 꽃베고니아를 키웠다.

 

또 한번은 준 관공서가 되는 곳 담장 너머로 빨간색 인동초 꽃이 보였다.

인동초꽃을 키우고 있는 때였는데, 꽃모양은 같은데, 색이 붉었다.

또 한가지 얻어 뿌리 내어 키우자 했다.

그 때는 준서할미가 기여히 들어가지 않으려 했더니 들어가 한가지 얻어 왔고, 뿌리를 내어 아주 잘 키우고 있다.

 

 한가지를 얻어와 이렇게 잘 키웠다.

 

준서가 5월초에 왔을 때, 머리퍼머를 한 동네 미장원에 행운목 꽃이 피었더라 했더니, 하나 얻어다 뿌리 내자면서 또 가자고 했다.

머리 하는 미장원이 다른 곳을 다니기에 준서할미가 가지 않으려 했더니, 가자고 가자고 하더니

오늘 갔더니 바꾸어 오겠다면서 꽃 세가지를 뽑아서는 가자고 하는 것이였다.

어쩔수 없이 따라 갔더니, 이제 뿌리가 나오는 잘 큰것이 두가지 물에 담겨 있었다.

친구는 꽃을 바꾸러 왔다면서,두 가지를 다 달라고 했더니, 두 가지 다 약속된 것이라고 한가지는 주겠다 하고,

친구는 사람이 둘인데, 한 사람만 줄거냐고 하면서 떼를 부렸다.

준서할미가 한 사람만 주어도 고맙다고 되었다 했더니, 꼬챙이 처럼 잎도 없는 가는 뿌리가 한가닥 나온 것과,

저 위 사진에 보이는 것을 떼어 주었다.

 

 뿌리를 낼려고 얻어온 행운목 가지

 

친구가 욕심낸 것은 행운목이 꽃이 잘 피지 않는 식물이다.

그러니 꽃이 피었다 하니 그 것을 뿌리내어 기르고 싶어 그런 것이다.

나가서 산다면 뿌리가 없는 나무토막은 2,000원~ 5,000원 정도이면 살 수 있는 것인데, 꽃이 잘 피는 행운목을 구하기가

어려우니 그리 한 것이다.

 

준서 머리 한번은 깍았고, 이번에 퍼머를 한 것 뿐인데, 그 미장원을 가지 않는데,

아무 행운목이나 사다 한 20여년 키우면 꽃이 피겠지....라 해도 말을 듣지 않았다.

 

욕심스럽지도 않고, 용심스럽지도 않고, 누구라도 점잖다고 하는 사람인데, 키우고 싶은 꽃 앞에서는 사람이 변하는 것이다.

옛날에는 꽃은 훔쳐도 도둑이 아니라고 했었는데, 아마도 준서할미 친구 같은 맘이라 그랬을까...?

 

5년이상 키워야 꽃을 본다고 하는데, 친구네 행운목에 꽃이 필 때는 친구도 손주들의 할머니가 될 터이다.

어느 블방에 보니 25년만에 꽃을 피운 행운목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