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서할미가 학교 다닐 때 어찌보면 아주 아주 모범생이었고, 어찌보면 아주 삐닥선을 타는 학생이기도 했다.
수업시간에 집중을 해 공부하는 모습은 모범생이었다면, 등교길에 대여점에서 빌려온 책을 수업중에도 읽기도 했으니까.
그날 빌려온 책을 하교길에 반납하면 한권 더 빌려 볼수도 있었고, 또 우선 재미가 있었다.
그 때가 박경리님의 창작물이 나오던 시절이었으니까.
성녀와 마녀, 김약국의 딸들, 시장과 전장,등등의....
기말시험을 앞두고 수업보다는 자습시간이 필요한 때는 친구들이 나를 부추였다.
1학기 때는 않되는 것이고, 2학기에는 시험을 앞두고 자습시간을 얻을 수도 있었다.
선생님께서 우리들에게 져 주시는 척 했지만, 저 주시게 앞에서 이야기 하는 것도 준서할미였기에, 그건 모범생이 할 일은 아니였다.
사립학교여서 졸업 후 에도 가르치셨던 선생님들이 학교에 남아 계셔서 찾아가면 친정 같은 그런 모교였다.
한번씩 삐딱선도 타고,수업중에 책상 밑에 감추고 책읽다 들켜서, 기억에 남은 학생이기도 했다.
새학년이 되면 교훈에 급훈에 때때로 가훈을 쓰주신다고 필체가 좋으신 선생님들이 나서기도 하셨다.
그런데 교훈대로 가르치시도 못하시는 분도 계셨고, 가훈대로 가르치신다고 해도 후대들은 그 가훈대로 살아지는 것도 아니였다.
또 교훈, 가훈등이 글자는 달라도 뜻은 한 뜻 같기도 했다.
준서할미가 내 자식들이 초등학생이었을 때부터 자존심이 강한 여자로 되거라 했었고, 우리 아이들은 손을 빌면서 잘못 했다는 행동은
하지 않게 키웠다.
가훈이라는 그런 개념은 아니었다.
그리 생각했다.
자존심이 강할려면, 자기일에 책임감도 있어야 할것이고, 또 남을 배려 할 줄도 알아야 할것이고, 그러자면 사랑도 있어야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다 말은 맞는 말이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자식들을 키울려고 했었지만, - 지금도 직장에서 인정 받고, 책임을 다 할려는 모습으로 살고들 있지만,
자식들은 자기나름대로 성장했다 생각한다.
그냥 부모가 된사람은 열심으로 살고, 자녀를 사랑으로 키우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갖가지 교훈과 가훈의 뜻이 통하는 것처럼 열심으로 산다는 것에는 많은 뜻이 내포된 말이긴 하지만,
부모의 가르침대로 자식이 커 가는 것이 아니고, 지극한 사랑과 열심으로 사는 모습만 보여 줄수 있을 뿐인것 같다.
준서에미를 결혼시키지 않았을 때까지만 해도 정성으로 키웠다고 생각했다.
준서를 데리고 돌보아 주면서 생각하니 그런 생각은 오만이었다.
준서에게 쏟은 정성보다는 약했던 것이고, 지금처럼 살아오면서 생긴 지혜도 없이 자식들의 성장과 함께 지혜도 늘어났기에,
실수투성이로 내 자식들을 키웠던 것 같아 미안할 뿐이다.
한고개 넘기고, 부모님께서도 다 가시고 난 지금에 생각하는것은
가신 부모님께는 죄송함이고, 자식들에겐 미안함이다.
어쩜 오만이라도 부릴 수 있었던 젊은 날이 그리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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