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서할미 나이가 많아 졌나 보다.
30년지기 친구에게 모임장소를 알리려고 전화를 했더니, 남편이 받았다.
지금이야 다른 동네에 살고 있지만, 한 동네에서 음식 그릇 왔다 갔다 하다, 음식 맛까지 비슷해진 그런 친구이다.
친구의 친정 사정도, 시댁 사정도 알만큼 아는 그런 사이이다.
그 친구가 백혈병으로 화학치료 중이고, 동네에서 방앗간을 하는 사람인데, 감기가 제일 무서운 거라면서,
방앗간은 그대로 남편이 하고, 이번에 아파트로 이사를 갔다.
6.25때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오빠 한분과 남매가 자랐는데, 그 오빠도 10년도 더 전에 간암으로 돌아가시고,
그 친정 엄마에게는 독 씻고, 단지 씻어 하나 있는 그런 딸자식인거다.
아들이 40대에 가고, 며느리는 맘이 잡히지 않아 농사일은 팽개치고, 공장으로 일 하러 가고, 아픈 다리를 끌면서
손자 둘, 손녀 하나를 뒷바라지 하면서 농사을 지으시면서 사셨던 분이시다.
여든하나이신 친정노모가 풍으로 대구로 나와 병원에 입원 치료을 받으시고, 노인 요양병원에 계신지가 몇달이 되었다.
간병인들이 있는 노인요양병원으로 모셨는데, 딸이 그런 병을 앓고 있는 줄도 모르고, 한달에 한번 정도 가면,
그리 오기가 힘들더냐? 고 원망어린 눈빛이라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여든아홉이신 시아버님께서 풍으로 요양병원에 계시는데, 낮에는 간병인이 있고, 밤에는 친구네 남편이
병원잠을 잔다고 했다.
자식을 팔남매를 두신 어른인데, 다들 멀리 있으니 주말에나 다른 자식들이 병원 잠을 하룻밤 자는 그런 형편이라 했다.
의료보험 공단에 그런 분을 모시는 시설로 간다고 신청서를 넣었는데, 언제? 어느곳?으로 가는지는 모른다 했다.
자식들이 모시지 못하고, 간병인이 딸린 노인요양병원에 계시게 하고, 그것도 힘들어 못하겠어 시설로 보내 달라고 신청했다 했다.
팔남매 자식을 두었다면 예전 같으면 근거리에 있고, 같이 살고 있는 자식들도 있기에 저렇게 시설로 모시지는 않았을 거다.
생활환경이 바꾸어져 장기적으로 병원생활을 해야하는 부모들을 모실 수가 없는 것이다.
아들이 다섯이면 뭐하고, 딸이 셋이면 뭐하나....
노인요양병원에도 모시지 못해 시설로 보내 달라 신청했다면서 울었다.
다 내 앞에 있는 장래의 내 모습같다면서...
'샘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다쟁이가 된 친구... (0) | 2008.12.07 |
---|---|
겨울 초입의 꽃 같은 채소 (0) | 2008.12.04 |
균형감각..... (0) | 2008.11.29 |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0) | 2008.11.27 |
신용사회 일까?.... (0) | 2008.1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