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나와 너

이쁜준서 2008. 8. 25. 05:29

 

 

 

살다보면 무수하게 많은 「너」를 만난다.

 

발등에 불 떨어지면 자식발등보다 내 발등이 먼저이다

 

란 속담이 있듯이, 정말 급박하게 당하는 육체적 고통에는 부부도, 자식도, 친구도 아무도 대신 할 수 없는 것이다.

급박한 고통이 몸을 조여 오는데, 무슨 위로의 말이 해당 되겠는가?


곧 3주기 돌아오는 친정어머니께서는 대장암 수술 후 4년넘게 사시는 동안 풍으로 처음보다 많이 돌아 온

몸으로도 부축없이는 걷지 못하시고, 자식들 부축으로 2층계단을 내려가셔서 휠체어에 앉으셔서

주일이면 교회에 다니셨다.

마지막 예배를 주관하셨던 목사님의 말씀에, 맨 앞에 휠체어에 앉으셨던 우리 어머니를 기리는 말씀엔 모두 눈물바다가 되기도 했다.

 

 대장암 수술 후 배변이 잘 되지 않아도, 당신 혼자서 갈아 입을 옷을 넣은 가방을 울러메고, 산으로 들로

다니실 때는 그래도 나은편이셨는데, 풍으로 움직시지도 못하시고, 잡수시는 것도 시원하시지 않으니

배가 터져 나갈것 같은데 배변이 되질 않으시고, 동생댁은 수도꼭지를 온수쪽으로 틀어 놓고, 가스불에도

물을 얹어 놓고, 고함지르시는 어머니께는 녜 녜....라고 혼비백산이 되었었다.

 

수술했던 병원에 가시면, 괜찮은데, 환자가 과민이어서 그렇다고, 약만 가지고 올

꽃이 피고, 녹색의 열매가 열리고, 예쁜보라색으로  익어간다.                     뿐이셨다.

 

풍으로 거동을 못하시고, 2년인가? 계시다가,체력이 한껏 떨어진 상태에서 다시 대장수술을 받으셨다.

거동을 못하고 이렇게 고통으로 사느니 수술 받다 죽으면 그 또한 해결이라시면서 다 만류했지만,

수술을 받으셨다.

막상 수술을 했더니 담당과장님 어떻게 검사에서도 안 나왔는지? 대장이 어느 부분에서 약간 접혀 있었다시고, 알았다면 수술까지 하지 않고, 펼수도 있었는데라 시고,수술비용도 대폭 삼감해 주셨다.

그러시다 다시 풍이 재발 하셨고, 결국 기관지 절개를 해 숨을 쉬셨기에,

말문을 닫고, 생시인가? 꿈인가? 희미해져 계시다가 저 세상으로 가셨다.

 

 

부부간도, 부모자식간도, 친구도 때때로는 철처하게 「나」가 아닌 「너」일 뿐이다.

신은 우리에게 공평하시다.

다 같은 하루, 하루를 주셨고, 육체적으로 당하는 고통도 다 남이 대신할 수 없게 하셨다.

 

9월에 딸 결혼일자를 받아 두고 항암치료를 받는 친구도 있고, 마취도 하지 못하고, 수술을 하신 블벗님도 계시고,

나는 그분들께 위로의 말을 못한다.

 

그저 친구에게는 딸이 다 알아서 했는데, 그래도 그릇은 해 주고 싶다해서, 같이 가 주었을 뿐이다.

기추모임에는 항암치료를 받으러 입원해 있을 때라 해서, 와서 딸 결혼 청첩장도 친구들에게 주고 (일상처럼 그렇게하라고)

 

같이 식사라도 한끼 하자 싶어 정기모임 날자를 바꾸어 그 친구가 참석하게 했을 뿐이다.

 

 

 

 선선해지니 잎사귀 녹색도 싱그럽고, 꽃도 핀다

그 뜨거운 옥상의 볕을 다 이겨내고, 꽃들 피운다

 

얼굴도 모르는 블벗님이 올 5월 어버이날 전후로 중하시다는 것을 알고는,

  한 사흘 가슴이 메일정도로 아펐다.

 내 동기간처럼 많이 아펐다.

그저 그 뿐이다.

그 당하시는 육체적 고통과 그 고통으로 정신은 멍~ 하실텐데, 무슨 위로의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요즘 TV연속극에서 홀로 계시는 시아버지가 계시고, 두째아이를 잉태한 며느리가 같이 살고 있는,

한 가정의 대들보인 어머니가 휴식이 필요하다면서 방 한칸 시아버지가 얻어 주어서 혼자 나가 살고 있는 것이 있다.

그 드라마는채널을 돌리다  재방송를 할때

몇번을 보았다.

 

때때로 60년대의 할미의 사고가 되는 준서할미는 납득이 않된다.

노시아버지도, 남편도 그 당자의 책임이지, 둘째를 잉태한 며느리의 책임은 아니다.

어머니란 자리는 아내란 자리는 그렇게 장기 휴가를 낼 수 있는 자리는 아니다.

50년대 어머니들도, 할머니들도 굶주리면서도 사셨는데......

개인주의가 극에 달한 세태이다.

 

아무리 일이 많고 많아도, 죽는 날까지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 내 수족으로 움직여서, 할 수 있으면 그런 복이 어디있단

말인가....?

 

이시간에도 육체적으로 고통 당하는 분들께 그 고통의 시간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게 하늘에 기원합니다.

 

 

저화초의 이름을 모른다.

잎 가장자리에 희끗희끗한 것이 작은 이 식물의 개체가 된다.

그런데 저 작은것은 두 잎이 될것이고, 그 개체에 뿌리까지 달고 있다.

그래서 불사초란 닉을 가졌다 한다.

한 3년을 키우면 알로에꽃 같은 꽃을 피운다, 거름을 넉넉하게 키우면 겨울에 실내에서 한번, 또 여름에 한번,

꽃대까지 올라 오고 키가 건수하기 곤란할 정도가 된다.

그러면 적당한 높이에서 잘라서 흙에 묻어주면 그 상태로 또 온몸에 생기가 돌면서 뿌리가 난다.

그야말로 불사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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