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오랫만에 비를 흠뻑 맞고...

이쁜준서 2008. 8. 10. 05:58

 

 

 8월7일 뿌린 씨의 새싹

 

 작고, 크고, 풀꽃도, 고춧대도 일부 정리해서, 우선 20여개의 화분에 씨를 넣었다.

아직 10개정도 화분이 정리할 것이 있다.

가을은 짧고, 해가 멀고, 일조시간이 짧아서 씨 뿌리는 것이 하루를 다툰다.

씨를 뿌리고, 새싹이 올라오고, 일주일정도만 햇빛을 관리해 주면 햇빛과 친구되어 잘 자란다.

 

아침에 해 뜰 때와는 달리 날이 흐려진다.

이틀전에 넣었던 채소 씨앗들이 흙을 들썩이면서 아주 작은 싹을 틔우기에, 강한 햇빛과 만나면,

탈것 같아 궁리 궁리 끝에 별 소용이 없을 것 같은 천한필이 있어 식전에 대강 쳐 주었다.(8월 9일 아침에)

예년에는 8월에 채소씨앗들을 화분에 넣어 놓고는 신문지로 대강 덮어두면 싹이 올라오고, 싹이 올라와

한 이틀 더 덮어 놓아 주면 되는데, 비가 아주 오랫동안 오질 않아 햇빛이 너무 강해 올해는 걱정이 된거다.

 

어제, 들에 가 김장배추 씨를 넣으려고 골을 만들어 놓고 왔는데, 비가 오질 않으면 씨도 못 넣을 것이라

비를 기다렸다.

마트에 갈려 나서는데, 굵은 빗방울이 떨어져 집으로 들어왔다.

올해는 하늘이 컴컴해지고, 곧 비가 올듯하고, 때로는 빗방울도 떨어져도 비는 오지 않았다.

그런데 그렇게 시작된 비가 천둥번개를 동반하고, 한 20분간 왔다.

멀건이 오는 비를 보고 있다 생각하니 아침에 옥상바닥에 꽃이 지고 누렇게 된 원추리잎과, 고춧대를

말린다고 두었던 생각이 나 악수로 오는 비에 창모자를 쓰고 올라 갔더니, 물이 고여 물높이가 한뼘도 더 된다.

둥둥 떠다니고, 물구멍은 다 막히고, 손잡이가 달린 망으로 치우는데, 번개는 바로 내 옆에 치는 듯 따닥당

거리고, 물구멍을 열어 준다고 앉으니 아예 엉둥이까지 물에 넣어 진다.

그런데도 날씨가 더우니, 내리는 비가 체온과 비슷해서 등이 차겁지가 않았다.

7~8분간 악수로 내리는 비를 맞았다.

20분이 채 못되는 시간에 20미리 정도 비가 퍼 부었으니, 그런 악수로 오는 비를 오랫만에 맞아 보았다.

 

배추씨를 넣으려 만든 고랑에는 비가 흠뻑 젖었을것이다.

바람기가 없으니 이 시간에도 (05:57분) 열기가 느껴진다.

이 시간의 옥상은 시원할 것이다. 

이렇게 실내보다 옥상이 시원하고, 아침, 밤이 잠 잘만하다 보면 어느새 가을은 우리 곁에 성큼 와 있을

것이다.

짧은 가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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