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한 정거장 정도 걸어 가 산을 오르기에 줄장미 길도 걸어가고.
아카시아도 이젠 다 지는 참인데, 어찌 피어나는 작은 나무가 있어 반갑게 인사하고,
사람이 들어가지 않는 곳 철망 사이로 카메라 렌즈를 넣어 / 일반 크로바꽃의 서너배는 꽃송이가 컸다.
작은 으아리꽃이 수줍은 듯
가뭄 때인지라 산에도 풀꽃들은 땅꼬마였다. 꿀풀이 참 많이 있는 무덤 앞이였는데 그 중 한포기만 저리 키가 컸다.
봄이면 포트에 심겨진 것으로 심고, 그 이듬해게 다시 올라오는 꽃이 아닌데,
국화처럼 긴 겨울을 땅 속에 동면을 하다 봄에 스스로 싹이 올라오고, 꽃도 피우고.
주위 풀들이 배경이 되어 청초한 아름다움과 토착화한 그 생명이 좋아서....
오랫만에 산으로 갔더니 그동안 꽃들이 피고 지고 오동나무, 마로니에나무 등의 큰 나무 꽃이 다 졌다.
아카시아나무의 꽃도 그랬다.
아침 일찍 올랐더니 들입에서 하마 공기가 달랐다.
약간은 찬 공기가 상쾌한 느낌으로 나를 감싸 안았다. 오랫만이라 작은 꽃들 구경하느라 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
오늘은 귀한 것을 선물 받았다. 선물로서는 다시 없을 선물을.
나는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 분명 아닌데......
크단 감사함과 또 미안함과 생각이 많은 하루였다.
글로는 적지 않겠지만, 하늘에 닿기를 위한 기도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