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20년전부터 해 먹던 음식이 있다.
그 때는 아이들 반찬이라고 다르게 한 것은 없고, 김치를 씻어서 주었고, 계란찜을 하면 조금 떠
주었고,칼치를 사면 준서외할아버지는 배가 터진 맨 위 토막을 주었고, 얌전한 그 다음은 큰시동생을, 그 다음은 작은시동생을 주었다.
시어머님은 큰토막은 못드렸고, 그렇게 뜨고 남은 것을 호박이나 무를 넣고 했었기에 그 맛이
내겐 더 좋았고, 시어머님이나 시뉘나 안식구들은 그렇게 먹었다.
그 중에서도 작은 살점을 가려서 어린 아기들에게 먹였다.
그러다 큰시동생이 장가를 가고, 시뉘가 시집을 가고, 그렇게 되니, 시어머님도 한토막을 드리고,
우리 아기들에게도 꽁지쪽의 토막을 가려서 먹였다.
나만 그런것이 아니고, 그 때는 다 그렇게 살았다.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었을 때 원체 전을 잘 먹는 집이라 감자+ 당근+양파를 육수간에 잘게
썰어 가지고 가서 돼지고기와 함께 갈아 와 부침가루를 조금 넣고, 빵가루로 반죽을 조절하고,
계란, 부추, 알싸한 풋고추를 다져서 넣고 그렇게 전을 구워서 토마토 게찹을 발라서 주었다.
부추가 맛이 있을 때, 양파가 맛이 있을 때 그럴 때에 만들어야 제 맛이 나는 그런 음식이었다.
준서이모가 그 전을 좋아하기에 오랫만에 아니 몇년만에 만들었다.
더워서 사각으로 큰 전기후라이팬을 내어 놓고, 한번에 4장이 나오게 했더니 주방이 덜 더웠고,
뜨거운 가스불에서 굽기보다는 쉽긴 했는데 제대로의 맛이 나질 않았다.
가스불에 후라이팬을 얹어 놓고 구워서 굽는 쪽쪽 상으로 내다 주고 그렇게 먹어야 제 맛이 나는데,
한 몫에 구워서 상에 내었으니 - 더운 날씨이고, 준서가 있어서 그렇게 할수 밖에 없었다.
어찌보면 음식은 온도가 맛을 더하기도 하고 감하기도 하는 것인데 말이다.
그 때는 햄버거 빵은 살수 없었고, 길게 생긴 빵이 있어 가운데를 가르고, 전과 양배추와 토마토케�을
뿌려서 주면 "동네 아이들도 함께 먹는햄버거" 가 될 때도 있었다.
그 때엔 동그랑땡은 다들 했었지만, 채소를 갈아서 넣고, 촉촉한 전으로 만드는 집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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