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세대는 모든 것을 시어머님 등너머로 배웠다. 잘 하시다가 이제 에미가 해라 하시면 하게 되었다. 동짇달 초 손가락 시릴 때 결혼 한 그 해에, 방3개의 창호지 문을 떼어서 마당에 두고 물 뿜어서 창호지 뜯어내고 물걸레로 문살 닦아 내고 어찌나 손이 시럽던지. 그렇게 등너머로 배워서 배추도 절이고 김장양념 후리는 것은 시어머님 같이 하면서 행동으로 가르쳐 주셨고, 몇년이 가서는 장도 내가 담게 되었고, 처음 시집와서는 참깨 볶는 것도 못했던 내가 이제는 그런 집안 일 가르쳐 줄 사람도 없고, 우리세대에 끝나게 되었다. 큰 스덴리이스 다라이 3개씩이나 다락에 있다가 1년에 두어번 쓰이고, 메주 끓인다고 산 큰 압력밥솥은 이번에 콩 삶을때 다락에서 오랫만에 내려 왔지만, 스덴리이스 찜통2개도, 메주를 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