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세대는 모든 것을 시어머님 등너머로 배웠다.
잘 하시다가 이제 에미가 해라 하시면
하게 되었다.
동짇달 초 손가락 시릴 때 결혼 한 그 해에,
방3개의 창호지 문을 떼어서
마당에 두고 물 뿜어서 창호지 뜯어내고 물걸레로
문살 닦아 내고
어찌나 손이 시럽던지.
그렇게 등너머로 배워서 배추도 절이고 김장양념 후리는 것은 시어머님 같이 하면서 행동으로 가르쳐 주셨고,
몇년이 가서는 장도 내가 담게 되었고,
처음 시집와서는 참깨 볶는 것도 못했던 내가 이제는 그런 집안 일 가르쳐 줄 사람도 없고,
우리세대에 끝나게 되었다.
큰 스덴리이스 다라이 3개씩이나 다락에 있다가 1년에 두어번 쓰이고,
메주 끓인다고 산
큰 압력밥솥은 이번에 콩 삶을때 다락에서 오랫만에
내려 왔지만,
스덴리이스 찜통2개도,
메주를 몇년 옥상에서 말려서
장을 담았는데,
미세먼지가 극성 부리고 집에서 메주를쑤지못했거든.
아이들은 김장을 하지도 않을 것이고 지금도 집간장을 3년에 한병식 줄 뿐이다.
쌀 2가마니가 들어 가는 큰 항아리와
중간독은 정리 했지만 그래도 옥상에 항아리들도 있다.
벼 빈쭉지 낱알은 석 3년을 남아 있어도 통실통실
잘 된 벼알은 도정이 되어 그 해에 쌀로 될뿐이라고 사람 건강은 모른 것이라고 할머님들께서 자주 이야기 하셨다.
내 건강이 썩 좋은 것도 아니고 나이도
많아 졌고,
훗날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된장을 키우고
장도 담으려 하고,
오늘 친구를 우리 동네로 오라고 했다.
액젓갈 내린 거 한병과 된장 만지는 김에 한통
담고 고구마 몇개,
김장김치 넉넉하지 않아서 3쪽 넣고,
버스정류장에서 만나서 줄것이다.
50년지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