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공감과 조력

이쁜준서 2023. 12. 30. 00:40

TV 팬스토랑은 보면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요리를 시연 하는 곳이라
채널을 멈추고 보게 된다.
오늘은 미리  60대 이후 부부를 5쌍이던가? 요리라고는 담 쌓고 살았던
영감님들이  지시대로 미리 건표고와 다시마 불린 물로 밥물을 잡고 
불려진 건표고와 다시마를 넣고 전기압력밥솥에 밥을 짓는 것을 배웠다.
 
쌀 2컵이면 그 컵으로 물도 2컵을 잡고,
건표고 밥은 밥 솥을 열 때 냄새가 좋았고, 영감님들은 밥을 지어서 아내에게
약간 밥맛을 보이고,
아내들은 다들 눈물이 글썽이였다.
 
두번째는 된장찌개,
감자, 호박, 대파, 양파를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냄비에 물을 1리터 붓고 썰어둔 채소를 넣고,
소금 한 꼬집, 된장 3에 시판 쌈된장을 1을 넣고 10분 끓이다가
두부와 차돌배기 소고기를 넣고, 식초 1를 넣고, 중불에서 3분 끓여서 불을 끄면
된장찌개 완성이다.
화면으로 보이는 된장은 맛이 있어 보이고,
내가 이렇게 자세하게 적는 것은 된장찌개란 것이 쉬우면서도  맛을 내기에
또 어려운데 그대로 따라 하면 맛이 날듯해서이다.
 
된장찌개는 된장으로만 염도를 맞추려 하면 된장맛이 너무 세다.
나머지 간은 소금으로 맞추면 된다.
 
그런데 영감님들이  끓인 된장찌개를 아내 할머니들이 맛을 보고는 눈물 짓는
분들이 많았다.
어느 영감님께서는 이제는 내가 자주 음식을 해 주어야 할거라고.
누가 우세요라고 미리 시킨 것도 아닐 것이고,
평생 살아 오면서 대접만 받았고, 또 큰소리만 치던 영감님이 밥짓고 된장찌개
한것을 맛 보면서 눈물 짓는 것은  공감일 것이다.
앞으로 남은 인생 아내 할머니들의 조력이 있을 것이니 남은 여생 알콩달콩 사시겠지.
 
 
음악 경연 프로그램을 보았는데,
현역가수들 중,최종 7사람을 뽑아
일본가수들과 경연을 할거라 했다.
1차, 2차,
또 팀을 이루어 하는 것을 보았다.
현역 가수들이니
옷도 더 없이 화려하고 춤도 정말로 화려하게 추었다.
1등한 한 팀만 팀원들이 다 올라 간다하니 일단은
조화로워야 했고,
1위 팀이 못 된다해도 개인으로 뽑힐 수도 있으니 또 개인의 역량도
잘 해야 하는 것이다.

각팀들간 경연에
상대 팀들이 저렇게 기획하고  저렇게 잘 할 수 있나 감탄하고 감동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각 팀대로 최선으로 연습해서 경연을 하고,

경쟁 상대인데도
자기들이 해 보아서 얼마나 최선으로 연습을 했는지도
아니까  공감을 하고 그  회원상호간에 조력을 한것을 알기에 감동을 할 수 밖에 없어 보였다.
공감은 또 상호간에 조력하게 되고 그래서 보는 사람들이 감동을 하게 된다.
우리네 인생이 그런 것 같다.
 
오후 늦게는 친구가 전화를 해 왔다.
시골에 살고 있어서  어디예요?
우리 집이라 하더니  시골에서 이사 왔는지 몇일 되었다 했다.
부모님 한 해 사이로 두분이 가시고 새로 지은 집을 방치 할 수 없고,
동생들은 젊으니 누가 들어가 살 사람이 없어서 시골 친정집으로 갔던 친구가
5년살이를 하고 나왔다 했다.
 
겨울은 남동생이 간간이 들어 가 볼 것이고,
농사철에는 마당이 건사 하지 않으면 풀들도 들어 찰 것이라  가서 집도
건사하고 약간의 농사도 지을 것이라 했다.
그곳이 친정 곳이라 농사를 적게 짓고 땅을 놀리면 친척 할머니들께서
너그 엄마는 땅 놀리지 않고, 농사 다 지었는데 하시면서 나무라시기도 하고,
집성촌이라 노인 두분이 사시는 댁도, 두분이 사셔도 한분을 혼자 걸어서 나오시지 못하고  딱하니
간간이 돼지등뼈도 마당에 백철솥 걸어 놓고, 한  솥 끓이고  반찬 많이 만들어서
핸드카트에 싣고 나누어 주러 다닐 수 밖에 없으니, 남편은 식재료 다듬는 일을 도울 수 밖에  없고
척추 수술 했는데 어느만큼 몸을 쓸 수 있으니 또 반찬 만들어 돌리게 되더라고.
겨울은 도시 아파트가 따뜻할
듯해서  이사를 왔다고 했다.

 
또 한 친구가 
머리 꽈리가 생겨 시술을 했고, 어제 병원에서 처음으로 오라고 예약 된 날이였다 한다.
아들이 5일간  호텔을 잡아 주었고, 어제 늦게 아들만 와서 몇시간 놀다 갔다 한다.
시어머니 오시는 것을 며느리가 좋아 하지 않으니 그렇게 되었지 싶은데,
나는 며느리가 시어머니가 저그들 집에 오셔서 몇일 묵어야 한다면 싫어 할 것은
나쁘다고만 하지 못한다고 긍정으로 본다.
그냥 호텔에서 밥 다 먹을 수 있고, 편하게 있다가  2일은 안과 진료가 있다니 안과 보고
딸이 스키장을 갔다가 그 때는 오는 모양인데  맘 같아서는 집에 오고 싶은데,
손녀가 보고 싶기도 하고  그 또한 내 도리라 싶기도 하고 하룻밤 딸네 집에서 자고 집으로 갈 것이라 했다.
 
굳이 아들 집에 가서 며느리 불편하게 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데,
그러면 가족은 깨어 지는 것이다.
앞으로 출산률 저하로 나라가 망하겠다 하는데,
그 보다 더 먼저 가족이란 가치관이 깨어지고 이 나라를 지탱할  결속력도
없어지고,

이 나라가 지탱이 될까 싶다.
 
그렇다고 나라가 망하기야 하겠나?
미국에 살고 계신 불로그 친구가 있는데,  손주들을 볼려고 그 먼길을 가서는
호텔에 묵으면서 아이들에게 밥도 사주고 옷도 사주고 그렇게 손주들을 보고 온다 했다.
그래도 미국이란 나라는 잘 유지 되고 있는 것이다.
 
共感
우리는 수업중에 한문 시간이 있었고, 교과서도 있었다.
그러니 모르는 한자를 옥편에서 찾는 법도 배웠다.
이제는 거의 다 잊고 옥편 찾는 법도 잊었는데,
그래도 한자가 나오면 글자를 읽으면서 그 뜻을 유추해 보기도 한다.
수업시간에 한 시를  배우면서  짧은 한시를 풀어 뜻을
가르쳐 주시면  그 폭이 넓음에  감탄을 했다.

한자는 지금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고 그 넘어로의 뜻을 생각해 보는 것이 우리 세대들의
사고력을 키웠다.
 
나는 시골에서 어린 시절 살았기에 집성촌이라 음식을 해도 어르신들이 계신 댁에  가져다
드리거나 오실 수 있으신 댁에는 집에 오셔서 식사 하시라 한다는 심부름도 했고,
동네 할머님들께서는 남이 아니고 친척 아이들이니 좋은 말씀도 해 주셨다.
 
그리고 우리들은 어려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했다.
올해처럼
송구영신이란 단어가 민망한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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