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양반 스럽다

이쁜준서 2026. 2. 13. 08:06

재래시장에서 수선집을 차린 지가 5년 이상되었지 싶다.

전부터 우리가 자주 가는 한 곳은 70대 후반의 아저씨가 했는데 안경도 없이 재봉틀에
실도 잘 꾀고 오래 해서 일도 수월하게 했는데 어느 때부터 새 옷을 사서 바짓단을 올리면  박음이 고르지 않았다.
이웃친구네는  미국에 사는 딸도 인터넷으로 한국에서
남편 옷을 사고  친정으로
택배가 오고  친구가 바짓단을
수선집에서 올려 두었다가
미국 가는 인편으로 보내고.
수선할 거리가 많다.

친구가 재래시장 두 곳의 수선집을 가 보았는데
바느질을 잘하는 곳이 있다고.
그래서 나도 가게 된 집이다

6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자분이 인물도 단정하고 말하는 것도, 바느질도 단정했다.
내가 무엇을 조금  더 박는 일이 있어 돈을 더 주어도 괜찮다고  받지 않았고,

요즈음은 젊은 사람도.
우리 나이대부터 아래라도
모이면 술도 한잔하고
시어머니 흉도 낯선 자리에서도 보고,
세상이 그릇 가득  물처럼 출렁 거리는데,
수선아줌마는 중심이 잡힌 사람으로 보였다.
2년 여가  지낸 어느 날,
언제나 양반스럽다고
했더니 아니라는 말이 수줍은 듯했다.
자랄 적 친정에서 훈육을 잘
받은 양반가에서 자란 사람이다 싶었다.

시아버님 기제사가 동짓달
초닷새이고 그때가 되면 언제나 많이 춥다.
사촌들이 오는데 늦게 제사를 모시니 밥 먹고 두런두런
이야기하다 보면  자정이 넘고
대문 앞에  주차해있는 차들을 타고 가시는데,
우리 아이들은 대문 앞까지 나와서 인사하고 차가 저기까지 가도록 우리와 같이 보고 집으로 올라왔다.

아이들은 명절 차사 때
상을 몇 개씩 채리고 해도.
결혼한 조카들과,
막내시동생들이 주방에서  음식을 내가서  상을 차리고.
질부들은 한복 입고 치장하고 왔으니 그냥 저그들 밥 먹을 방에 있으면 되었고,
많은 사람들 상 차려주고
주방에서 일하던 우리 집 동서 둘과 내가 상 앞에  앉으면
우리 딸들은 과일준비 차 준비를 하고,
나와 바로 밑의 동서는 작은집으로 가고.
저그들 막내 숙모와 셋이서
상 치우고 설거지 하고
전 산데미 정리하고 했다.

저그 빨래도 저그들 방도
내 가치워 주었는데,
나는 1년에 양명절에 과일준비 차 준비 설거지 등등의 일만 해도
시집가서도 앞가림을 한다고 보았다.
여자들의 행복은 친정엄마 믿에서가 아무 부담없을때고.
일은 언제나 당하면 하는것이라  보았다.

요즘 양반가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를 존중할 줄
아는 것이면 양반스럽다 할 수 있다.

나보다 열 살 적은 내 친구 중에
한 사람은 예쁘기도 하고.
나를 처음 만났던 그 친구
40대까지는 몇 달을 매일 만났는데,
정장옷에 힐 구두에   명품백을 들고  다녔다.
인물도 참 이쁜 사람이었다.

그때는 부산에 편찮으셔도
친정모친이 계셨는데 돌아가셨고 여동생도 없는 사람이다.

그 댁 남편분을 우연히  스치듯 보았는데 나를 잘 보셨든지
부산에서 나고 자라고 대학까지 한 곳인데도
이 도시에서  언니라 할 사람을 만나느냐고?

외로워할 때가 있어서
내가 더 젊었을 때는  
하는 음식 더해서 나누기도 했고   재탕액젓 갈 설 지나고 만날 때 한 병 가지고 갈 생각이다.
고추장을 지금은 옥상에 있어도  5월초에는 통에 옮겨
담아서 김치 냉장고로 옮길 때 적당한 통에 담아서 줄려고 한다.
언니도 없는 사람이라 맘 따뜻하라고 챙기는 것이다.

설 지내고 3월경에는 부산으로 동생들 만나러 가는데 그때도 여동생에게 챙겨 갈 것이다.

모친께서 치매경계선에서 왔다 갔다 하는 3살 적은
지인도 있다.
어제도 전화가 왔는데 의자처럼 앉는 좌변기를 사드렸다고.
생각을 못했었다고.
언니에게는 말이 통해서
전화하면서도 매번 운다고.

우리는살아가면서 따뜻한 맘을 나눌 사람이 한 사람만있어도 된다.

내가 인복이 많아서 내게는 그런 친구들이 여럿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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