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해 온 숙모와 조카는
다섯 살 차이시다.
자식이 같이 살지는 않아도.
두 분 다 자식들이 버젓이 있으니,
이리저리 세월에 치여서 살고 있으시다고는 할 수 없다.
자식들이 최소한도로는
보살피니까,
그분들은 십수 년이 지나가도 만나지는 못하시고.
조카가 어느 때는 전화를 하고.
어느 때는 숙모가 전화를 하시고.
하시는 말씀으로는 그간에
잘 지내셨습니까?
잘 지내시는가?
질부도 잘 있는가?
조카는 아내와 함께 살아도.
아내가 늘 아픈 몸이였고,
세월따라 두분은 귀도 잘들리지 않으셔도,
조카가 더 들리지 않아서
작년부터는 숙모가 하신 전화도,
또 때로는 전화를 걸어 놓고는
받으면 전화를 끊어 버리고,
두 분 다 약간의 치매가 있으시고,
아마도 지금보다 치매정도가
더 나빠지시면 요양원으로
가실 것이고,
조카 부부는 결혼도 하지 않은
셋째 아들이 모시고 있다고.
오늘은 친정이모님과.
통화를 했는데,
91세이신데도 목소리도
흔들림이 없이 맑으시고,
사람은 현재를 보는 것이 아니고 전 생애를 보아야 한다고.
지금 내가 너무 아프고.
너무 힘들어서 때로는 죽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더 오래 살고 싶다고 생각은 안 한다고.
저가 부산에 살고 있다면
때로는 가끔 가서 밥 지어 이모부님과 셋이서 식사도 하거나,
가까운 식당에서 밥 사 먹고.
카페에서 차 마시는 날도 있을 터인데,
우리 아이들도 멀리 있고. 바쁘게들 살고 있습니다라 말씀을 드렸다.
지난 세월에는 많은 사람 앞에서 연수강사도 하셨던 분이시다.
서울의 언니는 딸도 없고.
50대 후반의 아들과 함께 살아도,
아들은 자기 분야에서는 전문인이고,
자기 일과 클래식 음악의
마니아이고,
오손도손 대화하는 것이 없는 사람이다.
2024년까지도 종이신문을
읽었고, 시집을 옆에 두고.
또 간간이 시집을 사러 가기도
했는데,
작년부터는,
읽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클래식 음악은 늘 듣는다고,
넘어질까 겁나서 산책도
못 나가는 날이 많다고,
이모님께 언니가 외롭지 싶어
맘에 걸린다고 하니.
괜찮다.
그 아이는 종이신문도 구독하고
클래식음악도 듣고,
시집도 늘 곁에 두고 있고,
생각의 공간이 고급져서
괜찮다고,
언니는 자기 손으로 밥지을 먹을 상태가 못 되면 수속 밟아서 바로 요양원으로 입소를 하게 될것이다.
그뿐,
나는,
어제도 오늘도 나갔다가 왔고,
그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