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부터 옥상정원은 꽃이 피었고 새싹이 나고
구근과 꽃씨를
심고 나는 밝고 따뜻한 일을 했다.
이 꽃들은 어제까지 피었던 꽃을 꺾어서
가는 걸음에 실내를 따뜻하게 해 준다.
김장 언제 하느냐고?
김장에 들어가는 채소와 황석어 담는 조기새끼, 보리새우, 미나리등,
생강을 해마다 칠성시장에서 사다
쓰는 줄 아는 친구의 전화였다.
어쩌다 보니 바뻐서 올해는 배추사러 매천동으로 가서 다 사온다 했더니
줄것이 있다고 우리동네 전철역에서 만나자고 했다.
무심코 안부라고 들은
것이 대답을 잘 못해서
친구가 무엇을 들고 우리동네까지 오게 되었다.
내일은 시간이 있을거니 가겠다 했더니 그냥 우리 동네 전철역으로 나오라 했다.
자정이 넘었으니 어제이지만 건고추를 15근 딱았고 오늘 날이 밝으면 마늘을 까고 김치통도
준비해야하고, 마당의 소금포도 내어 놓아야 하고 일들이 연이어 있다.
15일 내시경을 하느라
좀 지쳤고.
산에 가서 소리쳐 부르면 메아리가 언제나 대답하듯이
몇 십년을 친구로 지낸 사람들은 마음 속 메아리는 같다.
등이 따뜻한 날이였다.
해마다 김장김치를 하면 적으면 두 조각 많이 가는 곳은 몇포기에다가
우리 아이들, 동생 두 사람, 또 멀리 있는 친구네도 작년 같은 해는 전철로 두 정거장 거리에 친구가
다리를 다쳐서 이웃친구와 김치 한 통을 담아 가져다 주었고,
올 해는 이웃친구와 두 사람 다 팔이 아파서 김장을 줄이기로 했다.
준서네가 식구가 김장김치를 좋아 해서 준서네만 택배로 보내고
우리는 아직도 김장김치가 제일 맛나는 반찬이라 잘 먹는데,
늦봄이 되면 열무김치를, 오이 김치를 담아 먹으니 묵은지가 남아 돌아 적게 담아도 된다.
내가 드리지 않으면
김장김치 맛도 못 보시는 댁에 늘 드려 왔는데 그마저도 올해는 끝내는 것이
미안 스럽다.
어제는 이웃친구가
칫과에 다녀 오면서
반찬거리 없다는 것을 알고,
돼지고기 목살과
콩나물과 친구 딸래미에게 부탁해서
온라인으로 만두를 사서 나누는데 마침 택배가 가져 와서 먹을거리가 푸짐하다.
( 값이사 계산 하지만 )
떡국거리, 청국장도 있고.
가을이라 시장 갈 때마다 다람쥐
알밤 주워 모우듯 과일을 사와서
넉넉하다.
예전 김장은 늦게 했다.
김장 양념해서 마당에
묻은 독에 넣으러 들락거리면 문고리에
손이 추워서 쩍쩍 붙었다.
아직 시어머님은 계셔도 나는 새댁이고
시어머님께서는 연세 쉰도 안되었던 그 시절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