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오랫만에 비 다운 비가 오고,

이쁜준서 2023. 5. 6. 09:53

클레마티스 중에서 꽃이 작다.

우중에 고개를 펴지 못하고,

하루 종일 비와바람에
시달리고도 하루가 지나고 고개 들고,
여러 포기 심은 것은
페인트 한다고 일어 붙여 놓고 물을 못주어서
시들었다.



선배란 말은 참 따뜻한 말이다.

또 경우에 따라서 가지고 있는 기술과 경험을 전수해 줄때는 
현장에서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이기도 할 터이고,
세월이 흘러서 선배와 나란이 어깨를 겨루고 일을 하는 흐뭇한 세월도 있을 것이고,
또 세월이 흘러서 세월동안 세상이 변해서 필요한 신기술이 개발되어
그 기술을 현장에서 익힌 후배가 선배를 능가하고  선배는 흐뭇하고
또 현장에서 퇴장을 하고,
딱 선배와 후배는 그기까지만 했으면 좋겠다.
 
우리가 어릴 때는 일반인들이 교사라고 직업적으로 부르지 않았다.
일반인들도 선생님이라 불렀고, 존경심 같은 것이 있었다.
 
아기가 출생후 100일이 되면, 하얀 쌀가루만으로 찐 빽찜이란 떡을 이웃들에게
돌렸다.
아기 하나가 100일동안 클 동안 동네에 뿌린 똥가루가 많아서 미안하고 또 고마워서
돌리는 떡이라 하셨다.
아기가 100일 동안 잘 자란 것도 이웃의 후덕도 있는 것이라 하셨다.
첫아이 100일 때 시어머님께서 동네에 떡을 돌리시면서 하셨던 말씀이었고,
그 말씀을 들은 것은 우리 세대가 끝이지 싶다.
지금이사 누가 하얀쌀가루만으로 찐 떡을 먹을 것이며,
아파트 이웃끼리 음식을 나누는 것도 아주 극소수인데,
친구가 25여년 전에 아파트로 이사를 갔고, 복도식이 아니고, 현관이 마주 보는 곳이라
음식을 들고 초인종을 눌러 주어도 인상이 곱지 않고, 같이 엘리베이트에 타고 내려도
인사 한번 하지  않는다 하니 딸이 누구하고 알고 싶어 하지 않아서 그러니 그러지 말아라 하더라고,
그런데 그 집이 이사가고 난 뒤 새로온 30대들은 이사 왔다고 이사떡을 돌리더라고,
그래서 인정 나누고 살았다고,
사람나름이더라 했지만 지금은 그저 무심하게 지내는 것이 당연시 되는 듯 해 보였다.
 
4일전 전철을 타러 승강장에 내려 쓰는데 좀 떨어진 곳에 젊은 엄마가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있어 말은 섞지 못해도 아주 작은 아기를 보고 싶어서 갔다.
그냥 검은색 쫄바지에 흰티샤스를 입고, 머리는 뒤로 하나로 질끈 매고,
말을 걸어도 되겠다 싶어서 아기가 몇개월입니까?
6개월 들었다 했다.
시댁과 친정에 아기 보여 드리러 미국에 사는데 왔었고, 주로 친정에 있어서
내일 떠나는데 시댁에 아기 보여 드리러 가는 중이라 했다.
6개월이라면 엄마도 어렴풋하게 알고, 낯선 사람도 알 것이다 싶었는데,
나를 자꾸 본다. 그러다 울까 싶어서  내가 시선을 아기 엄마에게 돌렸다.
아기는 미국에서 낳았고, 미국에는 산후조리가 없으니 산후조리도 못했고,
키우는데 혼자서 키워서 아기는 귀여운데 너무너무 힘들었다 했다.
어떻게 아기를 낳을 생각을 했는지? 낳아서 키운다고  참 장한 일을 했다고 했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친구간에도 이상하게 그 친구가 아퍼서 병원에 입원을 해 있으면 내가 전화를 하게 되고,
음성이 이상해서 병원이가?
형님 걱정한다고 이야기 하지 않으려 했는데 어찌 알고 전화를 할까?
신혼 때 결혼한 시댁이 앞 뒷집이라 그렇게 10여년을 살다가 그 친구가 첫아이 6학년 때
이사를 갔다.
 
다행히 그 동네에서 떠난 사람이 없을 때 모임을 만들었고, 지금까지 보고 사는데,일주일 전인가 전화가 왔다.또 음성이 이상해서 병원이가?갑작스럽게 걷지를 못해서 급하게 둘째 딸아이 친구가 간호사로 있는 병원에 와서 허리 수술했다고.보호자는 입원만 시키고 갔고, 퇴원 하는날 데리러 올 것이라 했다.코로나로 보호자 면회도 않되는 모양이었다.2일간은 많이 아펐고, 이제는 걸을 수 있으니 걷는다고, 또 형님 전화 올까 싶어서내가 전화 한다고 했다.언제고 수술은 예견 했던 바 였고, 갑작스럽게 걷지를 못하니 급하게 한 모양이었다.
 
언제고 예견 되는 일은 우리들에게 많고 많은데  또 잊고 지낸다.나이가 들면은 그 예견 된 일에 당하는 날이 있는 것이고,우리들 나이가 당해도 하나 억울 하지 않는 나이이기도 하고.올 때는 순서가 있었지만, 갈 때는 순서가 없다고들 지겨운 때가 덕지덕지 묻은 말을 한다.
 

2022년에 피었던 다알리아
올 해도 이 모습으로 기대하는 다알리아 이다.
 

구근을 선물 받아 이웃 친구만 주고
나눌 정도가 아닌데,
또 한 곳으로 보낸 것이다.
키가 크고 밝고, 꽃송이 제법 큰 
다알리아가  올 해도 새싹이
튼실하게 나서 자라고 있다.
 
길거리 꽃장수가 파는 다알리아는 꽃이 참 고운데도
당년에 피고 그 다음 해는 꽃을 거의 못 본다.
기술적으로 원예농장에서 키운 것이라 그렇다.
겨울 난방하지 않은 곳에서 스티로폼에 상토를 담고
그 상토에 다알리아 구근을 묻어 월동을 시키는데,
꽃을 보고 나면 늦가을에 화분에 남는 구근이 없이 삭아 지고 만다.

 
호우성으로 제주는 700미리 비가 왔다고 하고, 저 남쪽 지방으로 380미리 넘은 비고 오고,전국적으로 호우성 비라 비, 바람, 피해을 당한 곳도 있고,우리 지방처럼 비가 오늘 사흘째 오고 있어도 차분하게 내린 곳도 있는데,실은 어느 지방이나 계곡의 차고 나갈만한 비가 와야 한다고 한다.비 바람 설거지를 다 해 놓았지만 방금 올라 갔더니 다알리아 화분 하나가 받침대가 물이 빠지지않는 것이라 받침대 높이 만큼 빗물이 차여 있었다.


페인트 칠하는 공간은 비워야 하니 화분들이 꽉차서 한 발 한 발 조심해 놓고 들어가서
치워 주느라 내려 와서는 옷을 갈아 입었다.그 정도의 비가 오고 있다.

 
아침에 거의 04시무렵이면 잠이 깨니, 지금 시각이 09시 58분이니 나에게는 한 나절이 지난 시간인데,
아직 아침잠을 자고 있기고 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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