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일, 일, 또 일

이쁜준서 2022. 12. 11. 00:30

요즘은 온열 쇼파 등받이에 등 기대고 따뜻하니 발 이불에 넣고
글 적느라 컴퓨터 책상에 오랫만에 앉았다.
하루 종일 눈이나 비가 잦은 때 같으면 눈이 올썽 했다만,
남쪽이라 눈 대신 비라도 올 듯 한 하늘이었지만,
게으런 비도 오지 않을거다 하고, 가끔 현관문을 열어 보았지만
비가 오지 않더니,
어두운 때 현관문을 잠그려고 열어 본 때에,
비가 오나? 하고,
하늘을 이리 저리 볼 정도의 눈발이 아니고 비가 눈발처럼 날리고 있는 비였다.
보리 막장을 담으려고 보리쌀을 삶아서 엿질금 물에 팔팔 끓여서 식힌다고
내어 놓은 큰냄비를 가져다 다시 팔팔 끓이고,
액젓갈 내리고 있던 큰 통 2개를 현관으로 끌어다 놓았다.

밤 12시가 넘은 시간 비가 계속 오고 있나 하고 현관문을 열고,
바닥을 보니 뽀얗고, 다시 하늘을 보니 달무리가 있기는 해도
분명 달이 뜨있다.
인공위성인가? 큰 별같은 것도 보이고,

젓갈통은 제법 크다.
반 정도 남은 것이라

하나는 담겨 있는 것이고, 하나는 액젓갈을 바치고 있는 것이고,
광목을 두겹으로 깔고 먼저 휘휘 저어서 뼈를 건져서  광목 의에 깔고,
젓갈을 건지와 국물까지 부으 놓으면 젓갈이 곱게 아래로 내려 진다.
이렇게 다 내리고, 남은 건지를, 물을 붓고 소금을 넣고 북덕북덕 끓인다.
건지의 무게감이 저어 놓아도 갈아 앉으니 그렇게 무겁게 끓어 오른다.

끓인것을 또 광목보자기에 내리면 재탕이라 부르는데,
뼈가 북덕북덕 끓으면서 녹은 것이 있어서 첫물과는 다르게 또 맛이 있고,
간장 대신 미역국도 끓일수 있고, 나물도 무칠 있다.
귀찮아서 건지를 버리면 그 맛나는 액젓을 얻을 수 없으니 재탕도 한다.

시골사는 친구가 뭐하느냐고 묻는다.

어제 보내준 택배를 받고 전화 할 때 한번 갈거라 하더니 온 모양이었는데,가스 불에는 무 정과를 올려 놓았고, 보리막장을 담으려고 엿질금 물에 삭히는 것도가스 불에 올려 놓았고, 액젓갈이사 그냥 두고 나가면 되기는 해도,북치고, 장구 치고, 괭과리까지 두드린다 했더니,
정말 바쁜가 하고 월요일 돌아 간다면서 가기 전에
밥 먹자고 했다.
코로나로 몇년 얼굴을 못 보았기에 50여년 친구들에게 연락했고,네사람은 볼 수 있게 되었다.


어제까지 도라지 정과를 만들어서 냉동실에 넣어 두었고,
오늘은 무 정과를 만들었고,
보리막장을 만들려고 보리밥을 지어서 엿질금물에 몇시간 따뜻하게
두었다가 끓여 놓았고,
액젓갈을 내린다고 들락거렸고,

저녁 때는 몸살 기운이 있고, 몸에는 두드러기가 났다.

해 놓으면 좋고,
않 해도 무방하고,
일을 만들어 하는 것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싶다.
젓갈 담는 것은 멸치는 잡히는 시기에 잡히지  않기도 하고
풍어라 가격대가 떨어  질 때가 있다.
올해는 예년과 같아서 담아서 개봉도 않했지만,
내년에도 에년과 같으면 또 한 통담을것이다.
소금도 들여서 간수 뺀것으로 쓴다.
작년에도 소금값이 올랐고,
올해도 소금값이 많이 올랐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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