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남편과 아내

이쁜준서 2023. 1. 6. 16:47


제법 길게 집을 비웠던 하늘이할아버지가 어제 돌아 왔습니다.
기차역에서 내려 집에 도착할 시간을 예측 할 수 있어 음식을 따끈따끈하게 해 두었습니다.
아침 식사도 하지 않고 왔으니 밥을 참 맛나게 먹었습니다.
머리 컷을 하고 왔고,
약 처방하려고 병원에도 다녀 왔고,

자연산 미꾸라지와 토란대와 김장배추
다듬고 아주 싱싱한 겉잎 줄기는 날려 버리고 잎부분, 냉동실에 넣어 두었던 것으로,
손질해서 추어탕을 끓이고 큼직한 조기도 양면 후라이팬에
굽고,
저녁에는 국에 한우를 굽고,
오늘 점심은 돼지고기 목살을 삶고,
저녁밥은 쌀뜨물에
된장 뽀글뽀글 끓이고, 무오그락지,
간장고추지,
그동안 저가 해 주는
집 밥이 생각 날 것이라 챙기는 중입니다.

떨어져 살아 보니,
때론 날 설 때도 물론
이유도 있었겠지만.
다 무채색이 될뿐이였습니다.

그런 생각을 합니다.
남편은 딸들에게도,
나에게도 언덕이 된다 싶습니다.
또 그러면서 사위들에게는 처가의 어른이 되기도 한다 싶습니다.
또 그러면서 저에게
대접 받는 남편은
그래서 사위들에게
위신이 선다 싶습니다.

하늘이 생각이 나서
하늘이 에미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하늘이가 할머니 하고 부르기에 할아버지
보고 싶냐,
지금은 조금 보고 싶다 했습니다.
그러면 할아버지 안 가셔도 되겠다 하니,
더 많이 보고 싶어지니 와야 되라고,
할아버지 떠나고
2일차의 대답이 그랬습니다.

아기 준서를 데리고 있을 때.
엄마 보고 싶어서 우리집 간다고 울면 어쩌나 싶어서 준서가 우리와 살고 있었으니 우리집이라 했고,
저그 엄마 아빠가 사는 집은 엄마 집이라
저가 불렀습니다.

요즘 아이들 어린이 집을 거쳐 유치원으로 가면서 사랑한다는 말은 하루에도 밥 먹듯 할 것이고,
하늘이와 통화하면서 하늘아 사랑해란
말은 꼭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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