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카톡, 전화, 만남

이쁜준서 2022. 10. 22. 05:40

아이들이 다 무지 바쁘다.
직장 생활하고 어린 아이 키우고, 다 컸다해도 살림을 하는 직장맘들은 다 그럴 것이다.

해서 전화통화 보다 카톡을 이용하는데,

어제는 택배를 보내 놓고, 어떤 것은 냉동실에, 어떤 것은 냉장실에,등등을 카톡에 쓰 놓았는데,
둘째가 전화를 해 왔다.
바쁘서 카톡 읽지 못했다고, 전화로 이야기 해 주었고,
전화 할 시간이 없어서 그렇지 카톡보다 말로 듣는 것이 한번데 명료하게 되는 점이,

시댁에 갔었는데,텃밭 농사에 고구마 수확한 것을 박스에 하나 가득, 또 봉지에 담아 주셨고, 파김치 해 주셨는데,
언니에게 가져다 줄 시간이 없어서 언니 오라고 해서,박스 고구마도,, 파 김치는 조금 남기고 주었는데,
저도 집에 왔어도 언니와 같이 저녁밥 먹을 시간이 없었고,언니도 형부와 함께 저녁 먹어야 한다 했고,
참 오랫만에 보아도 그렇게 얼굴만 보았습니다라고.

순간 그래 언니가 있고, 또 동생이 있어서,바뻐서 만나지 못해도 어느 순간 만나서도 밥 한끼 못 먹고 헤어져도,
세상 살아가면서 언니가, 또 동생이 그 자리에서 기다려 준 듯,만나면 서로를 챙기는 언덕 같은 맘이 있겠지,
그래 다행이다 하면서,
혼자 자라는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서 부모가 가시고 나면,정말로 육친은 없는 것인데 하는 맘이 들었다.

밤을 대학생인 딸들에게도 내가 다 까서 주었다.물론 남편에게도 그리 했다.
찐 밤이던 생밤이던 그렇게 해 왔기에 딸들은 반으로 잘라 티 스픈으로 파 먹어도,또 칼로 벗겨서 먹으려해도 다 부스러지고 부스러기라 알밤 한알의 맛이 나지 않는다고.해서 밤은 사 먹지 않는다고.

밤을 쪄서 따뜻할 때 껍질과 속부내를 벗기면 잘 벗겨 진다.
택배로 찐밤 벗겨서 보낼 수도 없고, 일전 선물로 보내 주신 밤을,생률로 벗겨서 택배 박스에 넣었다.
너 먹을 만큼만 내고 냉동실에 두고 밥 할 때 넣어 먹어라 말을 카톡에적었는데 전화가 왔기에 이야기 해 주었고,

택배로 보내주신 밤을 떨어지 밤을 주은 것이 아니고, 익어 밤송이가 벌어진 것에서 깐 밤 같았다.
반들반들하고 탱탱하고, 생률로도, 찐 밤으로도 아주 맛났다.
그 밤을 깎으면서 밤송이에서 바로 깐 밤만으로 된 밤은 처음 먹었다.
그렇게 챙겨 보내주신 인정은 언제까지던 고마움으로 있을 것이다.

친구와 기장 측판암 올라 가는 뒷모습

열흘전인가?오래 된 인연께 전화를 했다.이런 저런 안부 전화를 하면서, 핑크뮬리 필 때 만나자 하던 것을, 다시 연꽃 필 때 만나자 했던 것을,코로나가 막았고,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지만, 만나자면 만나도 되는 때인데도, 이젠 꽃도 지고 내년 꽃 필 때 만나자고 했더니,
나는 더 빠르게 만나고 싶다고.내가 다리가 아프서 예전처럼 오래 걷지도 못하는데라고.
그 말이 여운이 되어서 맘이 애잔했다.

이젠 카톡이 아니고, 또 전화도 아니고,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한번 만나야 겠다 싶다.

울산 동천강변,

그 친구와 울산에서 만나도 우리들은 늘 걸어서 다니다.
헤어지기 전에 카페에 들어가 커피 한잔 하면서,그리고는 기차역에서 헤어졌었다.
어느 때 내 사촌동생의 딸 결혼식에 참석하고는 우리는 각자 점심을 먹고
만나서 울산 동천강변으로 걸어서 호계읍으로 나왔을 때도 있었다.
내가 발이 아파서 걷지를 못하는데,
오늘은 준서할머니 만나서 너무 좋아서 발이 아프지 않네라 했었다.
그 다음날도 아프지 않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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