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가을 날의 바쁠 것 없는 장 보기 나드리

이쁜준서 2022. 9. 20. 05:40

물매화 ( 가을 꽃)



전철을 탔는데 여중학생 무리가 우르르 타니 갑작스럽게 전철이 만원으로 북적 거렸다.
다는 말은 들리지 않고, 아이들의 수다 수다가 합쳐서 소음으로.
내 옆자리에 학생 한 사람이 앉았고, 또 다른 아이가 가방을 등에 메고 그 여학생 무릎에
앉았다.
의자에 앉은 아이의 가방은 앞으로 메고 있는데, 그 무릎에 가방을 등 뒤로 멘 아이가 앉았으니
불편 할 수 밖에,
가방 바짝 네 앞으로 당기라 하는지 가방을 당겨 보았자 앞으로 멘 가방을 뒤로 하고,
자기 가방은 등 뒤에 메었으니 가방과 가방이 맞대어서 불편하다고 또 수다 수다.
우리가 먼저 차에서 내려서 보니 전철 칸칸이 다 복잡했다.
역극을 보러 간다고 하더니 아마도 한 학년이 이동을 하는 것 같았다.
아이들도 종일 학교에서 지내는 것에 가을인데 연극 구경하러 시내로 가는 여유가 생긴 것이다.

고등학생인 때,
유명한 외국영화가 들어 오면, 시청각교육이란 이름 하에 우리들도 시내 번화가의 극장으로
버스를 타고 우르르 갔다.
시간을 여유 있게 잡아야 한꺼번에 다 버스타고 갈 수 없으니 그렇게 시내에서 영화를 보았고,
그 시절은 한 학급 인원이 63명 쯤이었다.
요즘는 20명이 조금 넘지 싶고,

무늬해국( 가을 꽃)
꽃잎에 무늬가 들어 있다.
꽃은 보통 해국과
똑 같다.



서문 시장을 갔다.
어제는 월요일인데도 서문 시장 건어물상은 몇 사람을 기다려야 살 수가 있었다.
큰 아이에게 건어물을 보내는데,
아귀라는 생선으로 만든 아귀포 2근, 오징어 색갈이 있는 진미 2근,북어껍질 튀김 1봉지,
지리멸치 1,5Kg 1포, 다시마 한 봉지(자연산), 집에서 참깨를 1되정도 뽂아 갔고,
멸치는 가격대에 따라 맛이 달라서 나는 얼마에 샀는데 맛이 있더라는
몰라서 하는 말이고, ( 건어물 상회에서 한근은 400g)
집에서 먹을 지리멸치가 로컬푸드에 42,000원에 샀는 것도 아주 자잘하고 맛나다 싶었는데,
어제는 45,000원이었고, 농협에서 산 것처럼 크기는 비슷했는데,
파는 사람이 이 지리멸치는 씹으면 뒷맛이 단맛이 난다면서 파는 것 중에 최상급이라 했다.
단골로 다닌지가 30년이 넘은 곳이라 내가 요구하는 것은,
건오징어를 산다면 맛이 좋은 것이 있으세요?
맛나다는 것을 사 보내면 아이들이 아주 맛나다고,
때론 이번에는 없고, 언제쯤이면 맛나는 것이 들어 오지 싶다고.
맛도 있어야 하고, 너무 비쩍 건조되지 않은 것이야 하고,
건어물 상회에서 택배로 보내달라고 했고,

해란초(2012년 9월 정동진 바닷가에서)


약국에서도 볼일이 있었고,
도매 약국들이 있는 대로변 상가가 있는데, 다들 장사 하는 것이 조금씩 다르다.
알고 있으니 한 집에서만 사는 것이 아니고, 내가 살 약을 사는 약국이 조금 다를 때가 있고,
어제는 친구가 무슨 연고를 산다고 갔는데, 한 곳은 없다고, 찍어 간 사진을 보더니,
이것은 약국에서 파는 것이 아니고, 인터넷으로 구매 하라고,

잡화상에 볼일도 있었고,

흰색 진범꽃( 2012년 암반데기에서)




어물 전에 마침 제주도 낚시 칼치가 가격이 착하고, 굵기도 그만하면 좋았고,
6마리를 샀는데, 머리 밑의 배, 아랫쪽의 약한 부분은 우리 집에 남기고,
아이들 집에것은 굵은 것만 골라서 냉동실에 넣었다.
우선 가지고 가다가 생선에서 물이 생기면 않도니까.
하늘이 반찬으로 주로  조기를 사고.
칼치가 가격대가 착하면
냉동 해 두었다가 택배로 보낸다.
그렇게 보내 놓으면 하늘이 에미는 칼치는 반토막을 구워서 주더라.

일반적으로 반찬 생선은 어른들이라면 고등어가 가격대 착하고 맛도 있다.
남편이 통풍 수치가 보인다 해서 고등어를 먹지 않지만,
무를 넣고, 무청시래기를 넣고 지져도 맛나고,
구워도 맛나고 양으로 푸집하고,

잔도라지 (야생화)



준서를 키울 때도 조기와 칼치를 주로 샀지만,
하늘이도 그렇게 보내 준다.
자주는 못 해 주니 떨어지면 에미가 마트 장 볼 때 조기를 사는 모양이던데,
엄마 보내 주시는 것보다 맛이 없더라고.
조기 같은 생선은 파는 곳에 따라서 맛이 차이가 많이 난다.
보기에는 조기라도 종류가 몇가지 되는 모양이더라.

이웃 친구는 12살, 9살, 8살,7살 남자 아이들만의 손주가 있다.
아이들 흰색 양말을 사 달라 하는데 마트에서, 서문시장, 잡화 전문 상가에서도 없었다.
찾다 찾다 어느 한 곳에서 2지구에 가면 있다고.
갔더니 그곳에는 뭉치로 묶어 놓지 않은 낱켤레를 파는 곳이 있었다.
서문 시장은 아마도 7지구까지 있지 싶은데 지구별 면적이 똑 같은 것이 아니고,
다른기는 하다.

건어물은 택배로 보내 달라고 했는데도,
핸드카 주머니는 자꾸 채워 졌다.

용담( 가을 야생화)

그릇 점에는 산도라지를 캐면 달라고 부탁을 해 둔 것도 있고,( 전화로 연락이 오겠지만)
오랜 단골이라 도매 약국을 지나는 대로 변에 가까이 있어서 들렸다.
손님이 그렇게 많아도 내가 언니라 부르는 사람은 나 뿐이라 하고 이웃 친구에게는
아주머니, 나에게는 언니라 한다.
새댁 때 첫아기 첫돐전에 어린 아기를 업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결혼을 한
남편이 서문시장에서 그릇 장사를 하니 집에서 아침 먹고, 치우고 아기 업고,
버스 타고 왔으니 땀이 나고 얼굴은 상기 되고 그 모습으로 처음 만났다.
내가 아기를 좋아하니 아기에게 말도 걸고, 그 새댁의 모습도 참 이뻐 보였고,
그렇게 만나서 몇십년을 보고 살아 오면서,
언니라 부를 정도의 신뢰감이 생긴 것이다.
나도 젊은 사람에게도 경어를 쓰는데 그릇점 안 주인에게는 내 동생에게 하듯이 말을 놓는다.

바쁠 것 없는 일상 속에서 서문시장 이곳 저곳의 장을 보면서,
나드리처럼 여유가 있는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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