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ㅡ노년의 엇박자 쿵짝

이쁜준서 2022. 9. 16. 07:19


남편과 나는 서로 비슷하지 않는데 그것을 인정 하기에
따로도 잘 놀고 같이도 잘 논다.
올 봄에 도자기 화분에
크고 작은 돌과 조금의 흙으로,
수반 같은 멋내기 작은 화분
정원 2개를 만들었다.

내 컴퓨터 책상에 놓지말기를 속으로 바랬는데,
그 두개중에 잘 된 것은
내 책상에, 하나는 자기 책상에,
만든 공은 알고 또 보기에도
좋았다.
이쁘네요란 한마디를 했다.
또 사진을 찍어 가족 카톡방에도 올렸고.
아이들이 가족 카톡방에
신기하다는 둥  하기도 했고,

그러다 몇달 있다가
다시 만들것 같은 준비를
하고 있었고,

외출에서
돌아 왔을 때는 남편의
책상에 새로 만든 것이
얹혀 있었고 내 책상의 것은 다행히 현관 앞 화분대로 옮겨져 있었다
얼마나 다행이던지.

남편의 방의 그 작은
정원에는 길이는 손가락
한마디 정도이고 꼬지 꿰는
것이 몸통이 된 배낭을 멘
인형이,
큰 바위쯤으로 되는 것에
오르고 있고,
아마도 2개쯤 그런 인형이 더 있다.

어제 아침 먹고는 한복 천
조각이 있지 않았느냐?
버렸지 싶은데.
아니다 버리지는 않았다.
준서 세살 적에 한복 하는 곳에서 조각천을 얻어다
아기 가지고 놀아라 주었던 천조각이었는데,
아마도 5년전에 가구도 좀 버리고 할때 버린듯 없었다.
다이소에 가서 색갈 한지 사와서 하세요.
그럴 생각은 없는 듯 해 보였고,

내 한복 넣어두는 곳에서
치마로는 안밖 깨끼 바느질의 실크 노란색 켸열의 치마는 장독 위에 덮는 용도로 없어지고
저고리만 있는 것과 또
앞으로 전혀 입지 않을
붉은색 계열의 실크 한복 치마를 주었더니 흘깃 쳐다 보았다.
손톱크기와 성냥개비
길이의 인형에 한복 치마 저고리를 입히겠다고,
천조각을 찾았는데,
진짜 한복을 주니.
남편이 이런것 없나?
하면언제나  주었다.
노년의 부부의 쿵짝이었다.

남편이 그 작은 인형만드는데 몰두 해 있을때 겉 옷을 돌려서
널고, 삶는 빨래가 다  삶아져  가고 있을 때,
세탁조를 보는데
세탁조 둥근 통위 전의
일부분이 뭐가 묻어 있어
물휴지를 가지고 전체 전을
한바뀌 닦아 가는데,
둥그랗게 생겼고 좁으니  시작점 근처에 오니 그만 휴지가  아래로 떨어져 버렸고
보이지도 않았고.꺼내지도 못 하겠고
그렇다고 서비스 기사를 부를 수도 없고.
남편은 열중모드라 부를 수도 없고 삶는 빨래를
세탁기에 넣고 물티슈가
하수도에 내려가서 막힐 염려가 있어 파이프를
빼서 바닥에 놓고.
두번을 돌았는데 나오지 않고 세번 째 물을 받고 있을 때 하던 일 끝내고 손 씻으러
온 남편에게 이야기 했고,
후랏시를 찾아 들어서
세탁조가 완전 기울어 지지 않아도 약간 기울여서 틈새로 보더니 보인다고,

나는,
옥상에 올라가 철사도 찾고 알미늄 고추 지지대도 찾아서 가져다 놓으니 알미늄 지지대 한 쪽을 까끌거리게 만들어서
물티슈를 꺼집어 내었다.
한 마디도 조심하지란 말도 없었고,
그래서 이번에는 반대로
쿵짝이 되었다.

실내 정원 다시 만들다 보니 작아서 옥상에 바위솔 심어 키우던 것 크고 작은 화분을 한조로 샀던 것이
필요 했던지 잘 크고 있는 바위솔은 엎어 버리고
심지도 않은 것을 그 다음날
보고는 그래 화분 하나 필요하고 바쁘니 심는 것은
잊을 수도 있지하고
내가 심었다.
우리도 닭싸움은 하기는 하지만,
현관 앞에 꽃이
이쁘게 피면 둘이서 꽃구경도 하고,
어떤 때는 커피잔을 들고
옥상정원으로 같이 올라 가기도 하니,
뒷집에서도,
건너 집에서도,
뒷집 1층에 형님친구들이
놀러 와서 방문 열어 놓고
꽃들이 보이니 자연스럽게
우리 집이 보이니 참 보기 좋다시고,
그냥 조금씩만 배려하면
쿵짝으로 살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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