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두어 시간 자고 나니 잠이 오지 않습니다.
어제 낮시간 걷기 운동을 친구와 함께 나갔는데, 장갑을 낀 손가락이 꾸덕해지더니, 손등이 시렸습니다.
영하의 날씨가 그 정도로 추웠는데,
한 밤중에 컴퓨터 책상에 앉으면서 도타운 무릎 담요를 덮고, 경량 패딩 잠 퍼를 입고 있는데,
가슴 아래까지에서 발목까지 덮은 담뇨가 따뜻해서 참 좋습니다.
추운 줄 모르겠는 것을 보니 어쩌면 기온이 좀 내려갔나 싶기도 합니다.
담요가 주는 따뜻함은 지게 작대기를 짚고 일어서는 것에 의지가 되듯이 지금 이 시간 참 좋습니다.
설 명절 전에는 가깝게 지내는 친구들과 만난 지가 오래되어서 전화를 앞앞이 했습니다.
시골에 사는 두 친구는 봄 되면 준서할버지와 꼭 함께 놀러 오라고 내 밥 해 주께로 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설명절이 지나고 전화를 못했던 친구에게서 어제 전화가 왔습니다.
집 전화벨이 두번 울려서 받으려 일어서는데 집 전화벨 소리는 그치고 핸드폰으로 받으니
40년이 훨씬 넘은 친구였습니다.
내가 집 전화로 여러번 했는데 받지 않아서 방금도 집 전화를 걸다가 핸드폰으로 건다면서.
오래된 친구 사이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참 했습니다.
봄 되면 실내에서 만나지 못하면 다른 친구 한 명과 함께 강둑으로 쑥 뜯으러 가자고 했습니다.
쑥은 중신애비이고 각자 점심 가지고 갈 것이고, 커피 준비해 갈 것이고, 뜯다가 허리 다리 아프면
그만 두면 되는 것이고,
추우니 벌떡 일어나 컴퓨터 책상에 올라앉지 않고, 소리 나지 않게 하고는 TV 채널 돌리면서 한참을
보았습니다.
요리연구가가 팥죽을 끓이는데 팥 삶아서 죽이 되기까지 65분이면 된다고 하는 것에서,
팥죽은 우리 할머니, 엄니가 끓여 주신 것을 먹었고, 동짓날 팥죽을 시 맞추어서 끓이시면서
팥물로 악귀 막는다고 정짓간에 뿌리고 밖에도 뿌리고 하시는 것과
끓이시는 것을 하시는 것은 시어머님께 하시는 것을 보고, 배워서 제 담당이 되었던 대로가 제일 맛나다 싶기는 합니다.
시어머님께서 막내 아들집으로 아기들 키워 주러 가시고는 저도 팥물을 여기저기 뿌리는 일도 했는데,
하지 않은지 20여년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입맛이 없을 때 조금 끓이는 것은 오늘 밤에 잘 배웠습니다.
팥 2컵에 물 6컵에 소금 반 컵을 넣고, 10분 뚜껑 열고 삶아서 맑은 물에 씻어서
다시 물 8컵을 넣고 15분 삶으니 팥은 잘 삶아졌고, 믹스기에 넣고 가는데 그때 물 한 컵을 더 넣고
곱게 갈아서 끓이다가 물이 모자라면 더 넣고, 식은밥을 씻어서 밥알이 붙지 않게 해서 끓이다가
단호박을 잘게 깍둑썰기해서 3분만 더 끓이면 단 호박이 익고, 조리 떡국을 넣어 새알심을 대신한다고 했습니다.
마침 단호박도 있고, 팥도, 새알심을 반죽할 거리도 있으니 그 방법대로 팥죽을 끓여 볼까 합니다.
쌀값이 20% 정도 올랐다 합니다.
식당에서 쌀값이 부담이 되어서 좋은 쌀로 밥을 하고 공기밥의 가격을 올려야 한다고 뉴스에서 이야기했습니다.
쌀값이 상승하고 올 겨울에 월요 장날 1.5톤 화물차에 보리쌀을 4Kg 포장을 해서 찰보리쌀, 늘보리 쌀, 흑 보리쌀을
팔고 있었습니다.
그간에 보리쌀은 농협 로컬푸드에 가면 소포장으로 팔았는데 4Kg을 포장해서 파는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흑 보리쌀 소포장을 사서 먹어 보았더니 씹는 맛이 있어서 흑보리쌀 한 포대기를 사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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