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댓글로 그림을 그리다.

이쁜준서 2021. 2. 15. 07:03

 

난초 잎이 솟기 시작하면 , 논으로 나아갈 채비를 해야 한다던
내 할아버지의 말씀이 생각 납니다 , 지난 가을 씻어 놓은 쟁기에
기름칠도 해야 하고 , 잘 간직해둔 삽날도 세워주고 , 소중히 잘 간직해 놓은
종자 가마니 곁을 지날때 마다 무언의 이야길 나누며 , 새로이 그려질 한해를 떠올려 봅니다
저 ,,, 오늘 한해의 첫삽을 떳어요 ,, 난초 잎을 대하니 저의 할아버지 생각이 간절해 집니다
아직 이곳엔 봄을 알리는 그 어떤 신호도 없읍니다 , 다만 바람의 방향과 냄새가 달라졌을 뿐입니다
사실 ,, 트랙터를 몰고 쟁기질을 하려 했으나 아직 떠나지 못한 철새들 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결국 미루 었답니다 , 앞으로 녀석들이 떠나야할 시간 한달여 정도
남았구요 , 저희 논바닥엔 여지껏 낙곡이 현재도 남아 있더 라구요
사실 ,, 이들을 위해서 지난 가을 논갈이를 미루 었습니다
녀석들을 위해서 , 이곳 우리집 정원 한쪽에 난초 잎이 돋아 오를때 까지 기다려 줄겁니다 ㅎㅎ ^^ ...

 

 

그 무어라 표현하기 힘든 색채의 난초 잎새기
땅을 뚫고 올라설 때의 고운 빛깔과 오뉴월
한여름의 싱그러운 자태는
그 어떤 초목과 비교는 상대 불가 이지요
난초잎이 사그러들 즈음 이면 농부의 손길엔 잠시의 여유가 찾아 듭니다
다시 그 잎새기 자리에 분홍의 꽃대가 올라서는 날이면
서서히 조석으로 여러 변화가 감지 되지요 찬바람이 일고 잡초의 기승도
점차 수거러 들지요
이 상사화 꽃이 절정에 이르면 그때 부터는 추수의
준비를 서둘러야 하지요
잎이 시들어 가는 댑싸리를 베어 추수 마당에 쓰일 빗자루 준비도 하고요
요즘의 화려한 최첨단 농법도 이 시절의 자연 순응 농법엔 견줄수가 없지요
내 할아버지의 농사법은 세상 그 어떤 논문도 능가 할수 없다는 것을 몸소 깨달아 가는 중 이랍니다 ...

 

마감동님은 벼 농사를 대대적으로 하시는 농부이십니다.

그분의 할아버님께서도 농부이셨고, 부친께서도 농부이셨고, 대를 이어서 벼 농사를 하시는 분이십니다.

생각의 폭이 깊고, 넓고,

저 역시 어린시절 몇년 되지 않아도 시골 농가에서 자랐기에 그 댓글에 적힌 정경을 눈으로 그리면서

댓글을 읽게 됩니다.

 

이렇게 댓글을 포스팅화 하는 것에 양해를 구하지 않았습니다.

양해를 구했다면 뭐라 답을 할 수 있을까요?

나이차가 있어도 아기 준서를 보살피고 있던 때부터 알고  지낸 오래 된 블로그 벗이십니다.

윗 사진의 새싹이 난초 새싹입니다.

 

마감동의 블로그

그분의 블로그 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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