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면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어야만 하는 일을 하고 있다.
저녁 식사 전 샤워를 하고 벗어 놓은 옷을 세탁기에 세제 넣고, 섬유린스 넣고 세탁기 뚜껑 닫아 두면
저녁 식사후 옥상에 널어 놓으면 낮시간 옥상에 올라 갈 여유가 없으니 해거름에 빨래를 걷는다.
그런데 세탁기가 돌아가서 빨래가 되고,옥상에 널어 놓으면 가을 바람과 햇빛에 마르고,
그런 일련의 일들이 당연한데 공짜 같다.
내가 건강해서 일을 할 수 있음이 감사한 맘이다.
8월엔가? 내일이 개학이라 하면서,
큰아이네가 어디 왔다가 돌아 가면서 3시간 들려 갔다.
가을에 한번 다녀 올려고 했는데 이태원발 코로나로 비상이 걸리고, 여행은 하지 않아야 겠다 했기에
아이들 보는 것을 내년으로 미룰까 하던참에 그 3시간에 함께 집에서 점심도 먹고,
큰 아이와 소소한 이야기도 나누고.
가는 것이 섭섭한 것이 아니고, 그 3시간 만난 것이 감사한 맘이였다.
아기가 있는 둘째네는 코로나가 끝나지 않을 것이니 5~6월 두달에 걸쳐서 몇번이고 다녀 가시라는 전화가 왔다.
아기가 있는 집에 기차를 타고 가다 혹시라도 나도 모르게 감염이 되면 어쩌나 하고 가을로 미루었었는데,
더 비상시국이 되고, 작년에 8월에 온 가족이 베트남으로 가족여행 한 후 못 보았는데,
이젠 올 해 지나서 내년에 보겠구나 했었다.
그런데 어제 1시간 30분 후 도착한다면서 전화가 왔다.
하던 도배 일을 중지하고 요즘 일에 치여서 사는데 올라 와서 샤워부터 하고, 바뻤다.
못 본 1년여 동안 영상통화로 간간이 아기를 만났는데, 장난감 등을 가져 와서 보여 주고
우리는 알아 듣지도 못 하는 말도 하기는 했다.
마중 나간다고 나가다 어딘가에 차를 세우고 아기는 엄마 손을 잡고 마스크 위 눈만 깜작이면서
우선 우리들을 보았다.
집에 들어 와서 마스크를 다들 벗고도 쇼파에 앉은 엄마 앞에 서서 우리 부부를 관찰하기 시작한 듯 했다.
즈그 아빠가 할머니 알겠나?
할아버지 알겠나?
눈으로만 대답을 하더니 여전히 그렇게 서 있더니 자기가 집중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한지
엘사를 보겠다 했고, 엘사를 보면서 엘사처럼 춤도 추고 하더니 할아버지 앞으로 가기도 하고,
내게도 오고 했다.
낯선 사람에게 낯가림을 심하게 한다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잘 놀아서 신기하다 했다.
급하게 왔기는 해도 밥상에 커다란 조기를 굽고, 된장시래기 국이 맛이 있었고,
아기까지 세 식구가 저녁밥을 아주 맛나게 먹었다.
다른 어떤 사람에게도 이렇게 맘 놓고 놀지 않는다는데 자고 갈까? 하니 자고 가자고 했다.
아기가 예민하고 이해력이 빨랐다.
제 스스로 보면서 배우는 것을 아빠가 해 보라 하거나 가르쳐 줄려 치면 이내 재미 없어라
딱 거절을 한다고 했다.
유투브를 DVD를 혼자서 보기에 러시아, 중국, 영어권, 아프리카 것등을 보고 따라 하는 말들이 있다 했다.
스스로 보면서 익히고 어떤 간섭을 싫어 한다고 제법 무언가를 알고 있는 듯 했다.
내가 어린이였을 때 누가 시키는 일은 하기 싫어서 먼저 하곤 했기에,
방학 때 부산으로 놀러가면 스스로 설겆이도, 청소도 했기에 집안이 훤해 진다고 하셨다.
부지런하다고 환영 받는 아이였다.
사위가 아기가 어머님을 닮은 듯 하다 했다.
그런 성격은 자기 자신이 고단한데, 타고 난 성격이 그러하다면,
또 엄마 아빠가 잘 키워 줄 것이니 속으로 근성있게 자라거라 했다.
옥상에서 메리골드 한 송이와 제피란서스 한 송이를 꺾어 주었더니, 에미가 꽃은 꺾는 것이 아니고,
할머니가 너 주신다고 꺾어신 것이라 했더니 한참 가지고 놀고 나서는 얘가 아프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병원 가자고 했다.
사위가 모시고 가서 저희들이랑 추석을 보내시고 다시 모셔다 드릴려고 했다면서,
일 벌려 놓고 하는 것을 보고 다녀 와서 하시면 않되느냐?고 물었다.
다시 또 데려다 주어야 하고 이렇게 너희들 얼굴 보았으면 되었다 했다.
어제 벽지 바르던 것을 중지하고 풀도 풀어 놓았던 것이 있고, 07시면 일을 시작하다 올라 와서 아이들 아침밥을
주면 된다.
날도 아직 덜 샌 05시 무렵 옥상에 물을 주었는데, 07시까지 시간이 남아서 글을 적었다.
'샘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림 같은 집 (0) | 2020.10.01 |
---|---|
파란 하늘 같은 아기 맘 (0) | 2020.09.30 |
시간은 쓰기 마련 (0) | 2020.09.22 |
연 (緣) 과 념(念) (0) | 2020.09.19 |
미역국을 끓이면서 (0) | 2020.09.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