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올라 온다고 매일 뉴스에서는 한번쯤 이야기 한다.
어제부터 밤에는 비가 좀 내릴까?
하다가는 혹시 비가 오지 않는다면 고추 포기는 낮시간에 시들어졌던
잎사귀 펴지도 못하고 아침에 물 얻어 먹고 다시 낮에 시들고 그리해서 일찍 끝나겠다 싶어서 저녁 식사 후
어둠이 내리기 시작할 때 올라가서 섶이 많아진 국화와 고추포기, 화분이 길기만 했지 실상 흙이 적은 도기
화분에 심긴 다알리아만 물을 주었다.
오늘 아침도 창을 열어서 하늘을 보았더니 낮시간은 비가 오지 않을 것 같았다.
화분마다 다 물을 주고 고추포기와 국화와 다알리아는 한번 더 주었다.
그렇게 두번 세번을 주면 한번 물주면 쓰윽 흘러 내리고 화분의 흙이 물을 많이 머금지 못해서 그리 하는 것이다.
아침이면 냄비에,
여주 말린 것으로,
메리골드 말린 것으로,
메리골드는 약간 노르스름하고 여주는 연한 연두색 물이다.
따로 따로 냉장고에 두고, 그 물 색이 이뻐서 일부러 유리컵에 담아 마신다.
너무 기온이 높아서 아침 06시 무렵에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돌려 환기를 시키는데,
오전 10시나 11시에 문을 닫고 에어컨을 켜면 밤에도 그대로 에어컨 밑에서 잠을 잔다.
그런 생활을 장마가 끝난 날부터 했으니 제법 오래 되었다.
창문을 다 열어 놓고, 선풍기 바람에만 있어도 해방 된 것 같다.
식재료등등을 넣어 놓던 방이 있는데, 어제, 오늘 아침에 그 방에 선풍기를 켜 두고, 식재료들은 다라이에 담아
현관 앞에서 거풍을 시키고 있다.
오늘은 옥상 항아리 두개를 유리 뚜겅 열어 놓았다.
일광소독,
거풍,
바람은 바람길이 있으면 순하게 지나간다.
여주를 사서 말렸는데,
3일만에 아주 곱게 잘 말랐다.
그래도 속에 남아 있는 습기를 말리느라고
건조기에서 2차례 말렸더니,
흰색과 연두색의 조합이 참 고왔는데,
그 고운 색이 퇴색이 되었다.
차 끓이는 것은 살짝 듞었더니
만지는 촉감이 까실까실하니 좋다.
이래 보아도
씨앗이 발아해서 자라고 열매 맺히고,
내게로 와서
햇빛과 바람에 말리고,
햇빛과 바람의 결정체인 것이다.
까실까실 한 그 감촉이 그것을 말하는 것 같았다.
2017년 구미 금오산에서
마침 비가 와서 이 가파른 길이 비에 젖어 있었고,
이 길을 걸어 올라가고 걸어 내려 왔다.
지금도 앞에 이런 길이 있으면 하기는 하겠지만,
아에 그런 산에 가지를 않겠지.....
몇년 전 일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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