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하늘 눈치 살피다가는

이쁜준서 2020. 8. 31. 07:59

하와이  러브꽃대 세개가 계속 피고 지고를 한다.

 

 

 

 

하늘은 꼭 낮  중에 비가 올 것 같을 때가 있다.

봄날은 매일 화분에 물을 주지 않아도 되고, 햇빛도 강하지 않으니 물을 주고 비까지 오면

화분에 물이 축축해서 좋을 것 없다 싶어서 물을 주지 않은 날 비가 오지 않아도 기껏해야

잎사귀들이 힘이 없다 싶을 정도이다.

여름날은 비가 오지 않으면 잎이 화상을 입게 된다.

 

 

우연하게 병이 오더니,

거의 잘라내었는데, 새싹들이 올라 왔다.

그러더니 꽃까지 한 송이 피워 주네

 

수국은 반그늘이라고 하루 중 햇빛이 들어 오거나 먼발치에서도 햇빛을 볼 수 있으면

겨울에 그런 자리가 월동하기도 좋고 한데 그렇다고 영 그늘이어도 그 이듬해 꽃이 피지 않고,

올해처럼 하늘 눈치 보다가 한창 이쁘게 자라다가 새 잎들은 화상을 입더니 잎이 손만 대어도 떨어진다.

일찍 현관 앞으로 내렸으면 좋았을 것을 옥상에서 물 조절하고 한켠으로는 명자나무들이 가려 주고 하는

자리에서 잘 자라기에 화분을 옮겨 놓기를 잘 했구나 했었는데 네 기우는 맞았다.

군자란도 햇빛이 강하면 화상을 입고, 영 그늘이면 또 꽃대가 올라 오지 않거나 꽃송이가 몇개 달리지 않는다.

그런 군자란을 거두면서 10여년을 키우다가 우리 집은 환경이 맞지 않은데 겨울 실내 월동까지 시키면서....

그냥 다른 사람 주고 말았다.

 

하늘은 꼭 비가 올듯 해 보였어도 하늘눈치 살피지 않고, 화분마다 물을 주었다.

새롭게 화려하게 피는 꽃은 없어도 무슨 꽃이 피어 있어도 한 두송이씩 피지만 지금은 러므하와이 꽃이

꽃대 3개에서 화려하게 피어 있다.

제피란서스들도 피고, 다알리아도 피고 제라늄도 피고,

 

남편이 이제 꽃을 줄이고 채소를 더 심자고 한다.

채소는 돈을 주고 사는 것보다 더 맛이 있고, 자라고 있는 동안은 언제든지 올라가 뜯어 와 먹는 즐거움이

있어도 채소를 본격적으로 심을 생각은 없다.

되도록 실내 월동하는 식물들은 줄여서 이제는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11월 갑작스럽게 내리고,

4월 현관 앞에서 적응을 시켜 옥상으로 올리고, 버거운 일이기는 해도 여전히 새로운 식물을 들어 온다.

 

베르가못드 꽃몽오리처럼 보인다.

 

 

7월 장마 중에 멀리서 온 베르가못드가 예쁜 얼굴을 보여 줄 모양이다.

화려하게 피지는 못하겠지만 아침에 보니 꽃몽오리가 생기고 있었다.

구절초도 가을이면 몇송이 얼굴을 보여 줄 것이다.

 

내일은 9월 1일이다.

이번 태풍이 지나가고 나면 상추 모종도 하고 무 씨앗도 뿌리고, 쪽파 씨알도 사 와서 심어야 겠다.

늘 비슷비슷한 듯해도 생명들이 자라는 옥상정원은 매일 매일 다르다.

식물이던 사람이던 살아 있다는 것은 매일 매일이 변하는 것이다.

 

'샘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림 같았던 시절  (0) 2020.09.04
태풍 마이삭이 지나가고,  (0) 2020.09.03
' 일상 이란 그 좋은 말  (0) 2020.08.30
처서까지 지난 여름날 아침에  (0) 2020.08.26
애매모호 한 대답  (0) 2020.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