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음식

봄 나물이 맛나는 철

이쁜준서 2020. 3. 29. 06:25

이웃친구가  마스크 사러 나갔다가 나물을 사다 주었다.

삼동초와 우엉잎,

경북지방에서는 우엉잎을 쪄서 강된장까지는 아니어도  짠듯하게 끓여서 쌈으로 먹는데,

식감이 약간 질긴듯하고 특유의 향도 있어 즐겨 먹는다.

평소에도 혼자 시장길 지나면서, 채소가 좋으면 묻지 않고, 서로가 사다 준다.

돈을 줄려고 얼마냐? 물으면 내 맘대로 샀는데란 핑계를 대면서 서로가 받지 않았다.

세번째 장을 봐다 마당에 두고 연락을 했는데, 자유로울 때 계산하자고 했더니 나도 얻어 먹었는데란 핑계를 대었다.

 

삼동초 포기가 실하고 꽃대가 올라온 것이였다.

끝의 줄기를 조금씩 자르고 한줌을 씻고, 민들레 보드라운 것을 섞어서 전으로 했다.

신선한 채소향이 나면서 식감도 좋아서 남편이 맛나다 했다.

 

오늘은 저녁 식사에는 감자 갈아서 애동호박전을 해야 겠다.

정구지 첫물이 마디게 자라고 있는데,  잘라서 민들레 와 섞어서 재래기를 해야 겠다.

남은 달래도 같이 넣고,

 

이 맘때 삼동초는꽃대가 올라가기는 했어도 데쳐서 된장 조금 넣고 무쳐도, 데쳐서 쌈으로

심지어 전까지 무엇을 해도 맛나는 때이다.

꽃대 올라 온 것으로 밥 갈아 넣고, 짤박한 물김치도 맛나다.

 

냉장고에 부지깽이 나물, 시금치, 애동호박이 무려 3개, 작은  창고에는 감자, 삼동초, 우엉잎,

대파까지 있어서 좀생이 부자가 아니고, 맘 넉넉한 부자 같다.

 

 

나도 모르게 변해진 나

 

 

 

2~3년부터 삽목이 성공하지 못한다.

삽목하기에 마치 맞은 것으로 가지를 장만해서 물에 담그어 수분을 올려서 꼬쟁이로 모래판에 찔러서

삽목가지를 넣고 손가락으로 모래를 눌러 주고 하루에 3번을 물을 주고 돌보아도 삽목이 성공하지 못한다.

 

삽목만 그런 것이 아니고, 누구를 무엇을 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나면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변수가 생긴다.

작년부터는 약속을 하지 않고, 그냥 혼자서 맘으로 생각하기만 한다.

울산의 외사촌 여동생이 수선화를 보고(사촌자매들의 단톡방), 가까이 있다면 몇 뿌리 얻을 것인데 했다.

내가 중학교 시절 외갓집에서 다녀 1년정도 아기와 같이 살아서 아기 때 업고 안고 했던 아이다.

뭐라도 주고 싶은 상대인데도 그래 내가 챙겨서 보내주마라 하지 못하고, 생각은 해 두께라 했다.

화분이라 수선화를 캐어나 하나? 그대로 두어도 되나? 싶은데, 가을에 심을 무렵 작은 화분에 심어져 있는 구근은 그 동생 몫이다.

 

작년 5월 남자 외사촌동생 딸 결혼식에 갔다가 그 전 해에 새집을 지은 곳에 갔다.

300평 땅에 집을 짓고, 텃밭을 하고 정원이 넓었다.

야생화를 사서 심었다는 것도 빈약했고, 앞으로 그 정원을 채울려면 돈도 많이 들것이고, 시간도 오래 걸릴 것이라. 집에 와서 씨앗, 뿌리 나누기, 모종등 줄수 있는 것을 자주 자주 보내 주었다.

흰색 겹빈도리를 삽목으로 살려 이웃 친구도 주고  다른 친구도 주고 우리도 키웠다.

겹빈도리는 꽃도 아름답고, 향기가 무엇보다 좋은 것인데, 어떤 한 사람이 그만 키우자 했고,

다른 식물이 들어 왔고, 이웃 친구네로 보냈다.

우리것까지 키우면서 해마다 가져 가라 했다.

상층부를 짜르고 뿌리도 다이어트 시켜도 우체국 택배로는 않되고 경동화물을 찾아가서  받아 주지 않으려는 것을 어떤 경우가 되어도 괜찮다고 쓰고 택배를 받아 주었다.

상층부를 자르고 뿌리 다이어트를 시켰어도 전체 길이가 내 허리까지 되었으니 무겁기도 했다.

다듬기까지, 포장까지  경동화물에 가져 가기까지 정말로 힘이 들었다.

자리 잡고 심어 놓은 것이 그 가을에 갔는데도 살음을 했고 카톡 사진으로 왔다.

원예몰에서 돈을 주고 바로 택배로 그곳에 배달되게도 한 식물도 있다.

그 남동생은 내가 중학생이던 때 5살이었다.

학교 갔다 와서 동네 나가 노는 5살 아이를 찾아서 대야 앞에 앉혀 놓고, 세수 해 주고 손 발 씻겨 주었던

아기 였다.

결혼식이나 초상에서 만나지 않으면 몇년이 가도 전화 한 통화 없이 지내도  새 집 지었다고 좋아라 하는

것에 내가 보낼 수 있는 것은 보내 주었다.

그래도 내가 또 무엇을 보내 주겠다는 약속은 한바가 없다.

흰색 겹빈도리 그 거창한 것을 받고는 올캐가  형님 우리집 정원도 형님 정원으로 생각하세요라 카톡이 왔다.

 

여전히 꼭 많아서 나누는 것도 아니고, 나눌만하면 나눈다.

화분에 심어 가꾸는 것이 많으면 얼마나 많겠나?

이웃친구야 무조건 1순위이니 또 그이는 꽃을 잘 키워도 나무는 삽목을 해서 주어도 잘 키우는데

다년생이나 초화들은 고사할 때가 많다.

보냈는데 없어졌다 하면 어떻게 하던지 다시  보낸다.

꽃 키우는 같이 모임을 하는 두 친구는 으례 우리 두집에 있는 것은 나누어 줄 것이라 생각한다.

그 두사람도 챙기는데, 무엇을 주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는다.

이제 약속을 하면 대부분 지켜지지 않는 변수가 생겨서.

그저 맘 속으로 생각하고 있다 할 수 있게 되면 다행이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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