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김치냉장고에 넣고 먹던 밤을 가져 왔다.
밤이 굵어서 쪄 놓아도 먹고 싶어질 정도로 인물이 난다.
아이들 집은 냄비등의 주방 집기가 저그 식구 사용하기에는 모자람이 없지만,
내 입장에서는 모자란다.
밤을 찔려니 냄비의 크기가 적당하지 않다.
그 중 큰 냄비라 해도 광이 나는 스텐냄비도 아깝고, 얼마전 라면 끓이고 국 끓이고 막 쓰는
냄비용으로 경질냄비를 사다 주었는데, 그 냄비도 아까웠다.
경질 궁중후라이팬이 깊어서 아가씨적부터 사용해 오던 경질냄비 한개를 버리면서 뚜겅만 두었던
것을 사이즈도 맞지 않는 것으로 뚜겅을 하고, 찜기판을 얹고 밤을 쪘다.
궁중후라이팬이라는 것이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이니,같은 지름의 냄비보다 물이 덜 담긴다.
한껏의 물을 넣고 얼마간 쪘다 싶을 때 밤 한톨을 내어 반 갈라 보았더니 약간 덜 익었다.
다시 뚜겅을 덮고 냄비를 감시하듯 보고 있는데 가스 불이 꺼졌다.
요즘 가스불은 온도가 한계치로 올라가면 자동으로 꺼져서 쓰기에는 불편하다.
약간 단내가 나는 것으로 그대로 5분 뜸 들이기를 하면 단내가 밤에 올라가기 때문에 얼른 들어 내었다.
물은 다 졸아지고 단내가 났지 냄비 바닥이 타지 않았다.
똑똑한 만능 전기밥솥에서 밥만한다.
밥을 다 하고는 취사가 완료 되었습니다. 잘 저어주세요라 한다.
그래도 5분쯤 뜸을 더 들이고 밥을 저어주면 밥이 부드럽다.
무엇이고, 한창 기가 올렸을 때, 잠시 뜸을 들이면 차분해 지는 것이다.
명자나무는 봄에 분갈이를 해 놓으면 가지가 많이 자라고, 화분 속에서 새 순도 많이 자란다.
그대로 두고 보면 가지가 서로 서로 엉켜서 정글처럼 잘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자란다.
가을까지 그대로 두었다 전지하면 좋은데, 명자나무가 많아서 화분이 바짝 가까이 있다보니 그렇다.
6월쯤 전지를 한번 해도 9월경에 또 정글이 된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전지를 또 한다.
그러면서 한창의 기세등등하는 것이 차분해 진다.
달빛을 좋아 한다.
남으로 난 창으로 거실 안까지 달빛이 비추인다.
밤에 옥상으로 올라가면 만월이 아니어도 달은 하늘에 보인다.
눈부신 햇빛과는 달리 달빛은 기세등등하지 않다.
부드럽다. 은은하다.
노년의 지금은 5분 뜸들이가 아니고, 24시간 뜸들이기로 자식들과도, 남들과도 그렇게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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