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전까지만 해도 준서외할아버지와 둘이서 봄, 여름, 가을, 겨울까지 04시 30분에 알람이 울리면
걷기 운동을 나갔다.
겨울에는 정말로 추워서 해가 뜨고 기온이 따뜻해지면 갔으면 좋겠다 싶은데도 그 시간에 가자고 해서 갔다.
한 겨울에는 대학교 육상 운동장을 걸었고, 가을까지는 걸어서 가다 강을 만나면 강변으로 걷다가
강둑으로 올라가게 되어 있어 강둑을 걷다 집으로 오면 2시간 정도 걸렸다.
10년도 더 전에는 아침 밥을 먹고 야산으로 갔다.
그 산은 용머리라 불리는 산이 있고, 길게 누운 용 몸통 중간이 있고, 용 꼬리라 불리는 산이 있어
그리 높지 않아도 길다.
둘이서 다니다 보니 어떤 식물들이 있을까 싶어서 용머리도 샅샅이 찾아 보았고,
용꼬리 쪽은 사고가 났던 곳이라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데 그 용꼬리 쪽도 샅샅이 살펴 보았다.
근처에 걸어서 가는 야산이 하나 더 있고,
전철이나 버스를 타고 가는 야산도 2개나 있으니 한 때는 그 야산들을 다녔다.
큰아이 준서에미가 도서관 자리를 잡아야 한다해서 아침 일찍 둘째 아이 야간자율 학습으로 책이 무거워서
아이들 학교 데려다 주고는 일주일에 한번씩 합천 해인사가 있는 가야산으로 가고,
팔공산도 가고 먼산을 다닌 적이 있었다.
이제는 올 4월 말경에 집으로 돌아 와서 5월 중순부터 아침에 3시간씩 걸었다.
그러다 발가락이 아퍼서 병원에 갔고, 걷지 말라고 하는 바람에 지금까지도 준서할미는 걷지 않는다.
준서외할아버지는 혼자서는 재미가 없다면서 다시 용머리가 있는 그 야산으로 혼자서 가면 2시간 반 정도 걸려서
집으로 온다.
일요일은 쉬는데, 토요일 밤 내일은 늦잠을 자겠다 하면서 아주 좋아 한다.
대문 앞까지 가면 아무런 생각 없이 가는데 알람소리에 잠을 깨어서 준비해서 대문까지 내려 갈 때도
게으럼 부리고 싶다고 했다. 혼자라서 그런 것이다. 길동무 준서할미가 없어서.
그러니 한 번이라도 게으럼을 부리면 자꾸 빠질 수 있다 싶으니 토요일까지 꼭 가고 일요일 쉬는 것이 그리 좋은가
싶다.
오늘 독감예방주사를 맞고 왔는데 다른 증상은 없는데 주사 맞은 자리가 부었는지 닿이면 아프다.
내일 아침은 기온이 차다 하고, 내일 하루 쉬는 것이 좋겠다 했더니,
잠자리에 들면서 내일 아침은 늦잠을 잘 수 있다면서 웃으면서 잠자리에 들었다.
사람이 살아 가는 것에는 긴장과 이완이 있어야 한다.
예전 아가씨 때는 토요일도 근무였다.
그 때 정작 출근을 하지 않는 일요일 보다, 내일 아침 출근 하지 않아도 된다 싶어서 토요일 밤이 더 좋았다.
일년 내내 운동 나가지 않아도 누가 말 할 사람이 없는데도 스스로 정해 놓고 쉬는 날을 그리 좋아 하는 것은
살아 가는 일상에서 스스로 즐거움을 만든 것일런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