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9월의 꽃

2017년 9월3일에 일어 난 일

이쁜준서 2017. 9. 6. 06:31

 

앞으로 볼 수 없는 모습들

 

 

 

 

 

 

 

 

 

 

 

 

이름만 남편인줄 알았더니 정말로 남의 편이 된 남편의 이야기이다.

그도 꽃을 좋아 한다. 심지어 폰에 담기도 한다.

그만사라, 그만사라 해도, 옥상에 올라가면 한바퀴 돌아 보니 눈에 뜨이기에 아예 심어 달라 한다.

분갈이도 재 작년까지는 거의 해 주었다.

            우리 토종꽃들로 10년도 더 보아 왔던 것들,

쑥쑥 잘 자란 떨기나무류의 것들,

너무도 이뻐서 삽목가지 하나 얻은 것도 황송해 하며, 삽목으로 출발한 수년이 된것,

밖에서 사와서 키웠어도 몇년간 너무 커 버려서, 겨울 실내에 들이기 버거운 것들을,

오래 된 것을 없애자는 남편의 주문에 재까닥 행동으로까지 이어진 것은 아니어도, 많이도 퇴출했다.

 

 

 

 

 

 

 

 

 

퇴출 하면 뭐하나? 다시 빈 화분은 채워지고,

남편이 제일 좋아 하는 명자나무는 유행이 지나서 원예단지에서도 구하고 싶은 것을 살 수가 없다.

3년전 우리 집에 없던 몇 종류의 삽목가지 얻었을 때, 그 가지 얻은 것만 해도 나는 황홀했다.

3년차로  40여개의 화분에서 자라고 있다.

가짓 수가 그렇게 많은 것이 아니고, 화분 숫자가 많은 것이다.

월동도 옥상 노지에서 되고, 아주 크다해야 사람 허리 쯤 정도만 키울 것이니 부담이 되지 않고,

무엇보다 봄에 피는 그 격조 있는 명자꽃이 좋아서 나도 좋아 하는 것이다.

3년차가 되니 올 해 3번을 전지를 했는데도 물 줄 때 옆에 옆에 놓인 화분이 보이지 않게 또 가지가 자랐다.

 

 

 

 

 

 

 

 

 

내가 10월에는 장기 출타가 예정되어 있어 옥상 식물들에게 물 주는 것이 남편에게 버거워서 어쩌나?가 걱정거리 였다.

오후 늦게 옥상에 올라 오더니 전지가위를 잡고 명자나무부터 가지치기를 시작 하더라.

명자나무는 당신을 위해서 키운 나무이니,당신 맘대로 잘라도 잔소리 하지 않을 것이다라 했다.

그런데 내가 생각한 것과는 딴판으로 일이 벌어졌다.

잔 가지만 정리 하고,  두면  내년에 한 가득한 꽃을 볼 수 있는데, 꽃을 보고 수형을 만들어 가면 되는데,주 대궁이 가지 몇개만 남기고 잘라 버렸다.

 

 

 

 

 

 

 

 

 

그러더니 자리를 옮겨 우리 옥상정원의 터줏대감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곧 날이 저물텐데.....

수사해당화 그 화려하게 꽃이 피는 나무도, 가침박달나무가 피면 그 향기와 그 모습이 장관인 나무도,

꽃이 너무 고와서 씨알을 부탁해서 얻어다 발아 해서 수령 15년이 넘은, 터줏대감중의 터줏대감인 꽃 복사꽃나무도 톱까지 동원해서,

봉두난발을 시켜 버렸다.

잔소리 하기 싫어서 수사해당화는 올 해 자란 가지만 치라고 했더니 대답을 하지 않더니 상하 가로 세로 다 잘랐다.

 

 

 

 

 

 

 

 

 

 

이스라지 겹꽃과 홑꽃이 있는데, 겹꽃을 내가 좋아해서 꽃이 피고 난 다음 분갈이 시기가 늦은데,

큰 화분에 분갈이를 했다. 살음이 걱정될 시기였고, 또 거름을 넣었기에 거름이 조금이라도 세면 나무 전체가 마른다.

살음을 하지  못하면 어쩌나? 했던 우려와는 달리 정말 싱싱하게 키도 내 목까지 자랐다.

내년에 꽃이 피면  그런 나무꽃이 핀 장관을 옥상정원에서 어찌 보겠는가?

내년을 꿈꾸는 나무인데, 이스라지 겹꽃나무도, 주둥치 가지 몇개만 달랑 있게 키도 반이상 잘라 버렸다.

명자나무 가지 친 것을 보고, 저녁 식사 챙기러 내려 와 버렸는데, 이스라지 쪽에 가 있을 때 옆에서 싸워도 지켜 내었어야 했다.

작약, 도라지, 백합, 자란대궁이들도 남은 것이 한뼘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바짝 잘라져 버렸다.

 

 

 

 

 

 

 

 

 

 

 

 

 

 

 외목대로 수형을 잡아 갈 것도 생겼고, 앞으로 2년간 수형을 잡고,3년차가 되면 멋지게 꽃을 피울 것이다.

수령이 20여년 되는 것은 분갈이를 도저히 할 수 없었다.

이젠 윗쪽이 가벼워 졌으니 분갈이를 하면서 뿌리를 좀 떼어 내고 분갈이도 할 수 있겠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겠다. 한 2년 제대로 꽃을 볼 수 없겠지만, 2년간을 아름다운 수형에 꽃이 피는 기간으로 시간 투자를 했다 치자.

먹여 살려야 할 가지도 없는데, 화분에 물을 3~4일 만에 한번씩 주어도 될 것이다.

3일 정도 지나니 맘이 정리 되어서 오늘 아침 당신 정신 차려보니 간담이 서늘하지 않던가요?

내가 온 가족이 성심을 모아야 할 일이 있어 참았지 내가 나가던지? 아니면 당신을 쫓아 내던지 할려 했을건데라 했더니,

이제 내가 전지 하지 않을거다, 앞으로는 당신이 해라고.

몇년간 가지 칠 일도 없을 것인데.

 

 

2018년꽃가지 풍성하게 핀 한 아름의 꽃을 본 후, 수형 잡아 갈려던 내 꿈은 무산되었다.

여러가지 명자꽃들 

 

 

 

 

 

 

 

 

 

 

 

 

 

 

 

 

 

 

 

 

 

 

 

 

 

 

 

 

 

 

꽃의 이야기라 꽃사진을 넣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