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4월의 꽃

오매불망, 또 아기들 이야기

이쁜준서 2017. 4. 9. 00:43


3월 12일 둘째 사위가 우리 지방으로 온 길에  따라 나섰다.

둘째네도 갈 일이 생겼고, 중학생이 된 준서도 보고 싶어서였다.

둘째네 집에 있다 오기 하루 전날 준서에미가 퇴근 후 데리러 와서 준서네로 갔고, 준서가 그 담날 등교 하는 날이여서

준서가 좋아 한다는 식당으로 가서 식사를 하고 집에 들어 왔을 때는 밤이였고 준서는 바뻐서 아이를 옆에 앉혀 놓고 이야기도

찬찬히 할 시간이 없었다.

준서 방에서 잠을 잤지만, 내가 자러 들어 간 시간은 새벽 3시가 넘어서였고, 아침에 일어나서는 또 바쁘게 준서는 등교를 했다.


식당에 가기 전 잠시 이야기를 나누면서 준서가 이젠 생각도 몸도 쑥쑥 자라고 있어서 할머니가 이젠 하루라도 너 생각 하지 않는 날이

없던 것을 이젠 놓아 주기로 했다고 했다.

생각으로도 사람을 묶을 수 있는 것인데, 이제 그러지 않는 것이 나을 듯 하다고 했다.

준서는 할머니 그러시지 않아도 됩니다라 했다.

오매불망은 좋은 것이 아니다.


그래서 글에서도 준서할미라 칭하지 않고, 나라고 하고, 준서외할아버지가 아니고, 남편이라 칭한다.





승훈이네 아기들이 보고 싶어서  일주일에 두번쯤은 간다.

승훈이 집은 방 2칸을 쓰고 있어 3층 할머니 댁보다 좁다.

7개월차 준이는 이젠 잘 때 말고는 누워 있지 않고, 기어 다닌다. 완전 긴다기 보다 배밀이를 해서 온 방을 다니고 때로는 앉혀 놓으면

잠시 앉아서도 논다. 힘들면 두 손을 바닥에 놓고 몸을 앞으로 숙여 쉬기도 한다.

자주 보니 안다고, 좋다란 표시로 나의 얼굴도 만져 보고,  잠깐씩 나에게 안겨 놀기도 한다.

여섯살 훈이가,

한 1년 인사를 하지 않는 날이 많아서, 즈그 할머니, 엄마가 왜 인사 하지 않느냐? 다그쳐도 인사를 하지 않으면 오늘은 인사 하지 않는 날일거다,

내일은 할거다 했더니 그 내일 인사 한다는 것이 근 1년이 넘어 갔는데, 한달 전부터는 들어 가면 먼저 인사를 한다.


오늘은 엄마와 3살 빈이와 엄마 친구네 아이들과 함께 만나는 외출이 있다 했다.

즈그 할머니는 훈이와 빈이 밥을 떠 먹이고 있고, 잘 먹지 않으려 하니  밥 안 먹으면 엄마가 혼자서 간다고, 으름장을 놓고, 실랑이 중이였다.

국에 만 밥을 반 정도 먹더니 잘 받아 먹지도 않으니 지쳐서 너그가 떠 먹어라 했다.

밥 다 먹지 않으면 엄마가 혼자서 갈거다는 으름장을 놓으면서.


폭폭 다섯숟가락만 먹으면 남은 밥의 반은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훈이 한테 다섯번만 먹으면 앞집 할머니가 엄마에게 말 해 주께

훈이 데리고 가라고 해 주께라 했다.

훈이가 떠 먹는 것은 즈그 할머니가 떠 먹이는 양의 반도 않되는 것이라 두번 떠 먹으면 한 숟가락이 된다 했더니 그렇게 다섯번을

채우고 나니 즈그 할머니가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어야 놀러 가서 배 고파서 덜 찡찡 된다 싶어서 수북하게 한 숟가락을 떠 먹였다.

올리는 듯 하더니 그래도 넘겼다.


어려서부터 자주 보아 왔고, 내가 가면 엄마나 할머니가 먹을 것이 있으면 내어 오고, 즈그 엄마는 항상 공손하게 대하는 것을

보고 자랐다. 그리고 나는 늘 훈이 편이 되어 주었다.

오늘은 갔더니 앞집 할머니 우리 전에 전에는 같이 놀았지요?라 하기도 했다.

3살 빈이가 과일을 가져 오면 포크를 내 손에 쥐어 준다. 먹다가 그만 먹으려고 포크를 내려 놓으면 과일이 접시에서 끝이 날때까지

몇번이고 포크를 다시 쥐어 준다. 포크를 쥐어 줄 때는 생긋이 웃는다.

즈그 할머니가 저한테 하는 딱 그 모습이다.

아기들은 순수해서 첫 돐전 7개월차 아기도 저를 좋아 하는 것을 안다.

그러니 3살 아기도 1월 생이라 늦은 생일의 4살 정도 되기는 해도,  6살 아기도 다 내가 가면 반긴다.

아기들은 보고 배우고, 또 감성으로 느낀다.

감성은 보고 배우는 것이 아니고, 보고 배우고 자라면서 스스로 키가 자라던 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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