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예전에 준서할미 어린 시절에,

이쁜준서 2014. 8. 27. 08:44

 

가끔 가던 마천산의 10월의 풍경입니다.

10월이 가을 초입 같습니다.

 

가끔 지금도 예전처럼 메뚜기를 많이 잡고 싶습니다.

그래서 3년 전인가? 차를 타고 유기농 농사를 짓는다는 논이 있는 시골에 다녀 오기도 했고,

강변 풀섶에서 잡아 오기도 했습니다.

사람이 들어 가면 처음에는 많은 메뚜기가 뛰지만, 몇번 잡다 보면 어디로 다 갔는지? 메뚜기가 별로 보이지도 않고,

잡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벼메뚜기는 벼가 누렇게 익으면 메뚜기도 누런 빛으로 보호색을 입고, 살도 통통하게 찌게 되지요.

벼를 수확 할 무렵의 논에 들어가서 메뚜기를 잡으면 벼이삭 떨어진다고 못 들어 가게 했으니, 소는 풀을 뜯어 먹게 두고,

논 둑으로 다니면서 잡거나 벼를 베어서 뭇단으로 논 둑에 세워두고 난 후 다니면서 벼메뚜기를 잡았습니다.

그 시기에 잡아야 통통한 벼메뚜기를 가장 많이 잡을 수 있었지요.

 

예전 준서할미 초등 학교 시절에는 요즘처럼 프라스틱이나 PET소재로 만든 생활용구가 없었고, 있다고 해야

짙은 갈색의 정종 댓병이 있었지요.

메뚜기를 잡으러 가면서 정종병이 있으면 들고 나갔고, 아니면 집에서 참깨나 들깨로 기름을 짜던 시절이니,

삼베로 만든 삼각형처럼 생긴 깨주머니를 가지고 나갔습니다.

아무것도 준비해 가지 않은 상태에서 벼메뚜기를 잡으면, 강아지 풀을 뽑아서 그 강아지 풀 줄기에 메뚜기를 꿰고,

방아깨비도 그 때는 흔할 때여서 따로 강아지 풀에 꿰어서 와서 쇠죽을 끓이고 난 다음

잿불이 약해 지면 잿불에 구워서 먹었습니다.

그 시절은 대박이란 말도 쓰지 않았고, 좋다고 엄지 손가락을 세우는 그런 일이 없던 시절이여서 겉으로 표현함은 없었어도

기분이 아주 좋았지요.

그러고보니 요즈음은 기분을 많이 표현하고, 사람의 인정이 모자란 세월이여서 개나 고양이를 반려동물이라 하는 듯 합니다.

 

깨주머니에 잡아 온 것은 주머니채로 쇠죽 솥에 얹어 메뚜기를 익혀서 손질해서 고추장을 넣고, 멸치 졸임 하듯이 반찬을

만들어 상에도 올리고 도시락 반찬으로도 했었지요.

 

소풀 뜯기러 들로 나가면 소가 보이는 곳까지에서는 아이들 끼리 놉니다.

댕댕이 줄을 걷어서 탑처럼 위로 뱅뱅 돌아가며넛 좁아지는 것을 엮어서 그 속에 벼베뚜기 몇배가 되는 날면 노란날개가

아름다운 - 풀무치였던가?

그런 각색의 메뚜기를 잡아 넣어서 놀았습니다.

 

가을이면 들꽃을 꺾어서 놀기도 했고, 호랑이 할아버지 밤나무 밑에 밤을 줍기도 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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