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큰 재래시장 건어물 상회에 1년에 몇번을 갑니다.
건멸치도 추울 때 사 와서 소쿠리에 부어 그늘에서 자연 건조가 되면
국물 맛도 맑고, 맛도 깊어지기에 늘 겨울이면 마련하는 일입니다.
건멸치를 4포를 사고, 건오징어 두축은 건어물상회에서 준서네로 바로 택배 보내달라 하고,
김은 들고 오고, 다시마 두봉지, 견과류, 북어 한 두릅은 들고 오기가 버거워서 친구네 것도 그 정도이고 해서
퀵으로 그날 보내 달라고 하고서 왔었지요.
그날 오후에 눈이 왔고,
몇일 지낸뒤 전화로 다시 보내겠다는 날 오후에 또 다시 우리 도시에 60년만에 최고로 눈이 많이 온 날이 되었고,
하루 하루 기온은 영하로 더 내려 가고, 건어물이 퀵 오토바이가 다닐 만 해야 오겠거니..... 하고 지냈지요.
이젠 길이 풀리고도 몇날 몇일이 되어도,소식이 없어 전화를 했고, 오늘 오전 중에 보내겠다 했는데도
또 일주일이 훌쩍 지나갔지요.
친구가 전화가 와서 길도 풀렸는데, 왜 멸치가 않오는데요?
설명절 대목이라 손님이 많아서,
실상 전화를 해도 받지 못할 형편을 뻔하게 잘 아니 낮시간 전화를 해 볼 수도 없고,
파장이 된 때인 오후 6시가 넘어서 전화를 했었지요.
내일 보낸다 하더니 또 감감 무소식이고, 내일이 2번 더 지나가고 나니 친구가 또 전화를 해 왔습니다.
그럭저럭 15일도 더 경과했었지요.
30여년간 거래를 해 왔던 곳이라
구정 전에는 보내 주겠지...., 자기가 손해를 보면 보지 우리를 손해 끼칠 집은 아닐 것이다. 했었지요.
어제 어둠이 내릴 무렵 택배가 왔고,
우리가 골라 놓았던 멸치포에는 1자가 있었는데, 온 것은 3자가 적혀 있었지요.
품질은 같아 보였고,
북어가 골라 놓았던 것보다 훨씬 더 좋았습니다.
아마도 너무 늦어졌다고, 더 좋은 북어를 보낸 모양입니다.
그렇게 오래 거래를 해도 우리가 물건을 산 날 바로 퀵이 왔지 그 다음날 온 적도 없었지요.
신용이란 것은
장사하는 사람이 신용있게 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손님이 되어 물건을 사는 사람도 그 장사하는 분을 믿어 주는 것도 신용이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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