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머리 좋게 키울려 하기 보다 감성이 있는 사람으로 키우자.

이쁜준서 2013. 1. 21. 06:30

 

 

 

아기들이 자라는 환경에서 제일 좋은 것은,

한 집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시고, 엄마, 아빠가 함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무조건적인 사랑도 받아야 하고, 엄마, 아빠의 절제 된 사랑도 받으면서,

삼촌, 고모들의 같이 있는 시간에 즈그들이 맘과 시간의 여유가 있을 때 귀여워 해 주는 사랑도 받으면서,

 

살았던 동네가 오래 된 자연부락이어서, 그곳에서 오래 살았던 시어머님의 친구분들- 서로가 형님, 동~상 하시면서

끈끈한 정으로 이어진 동네 어른들의 사랑도 받으면서,

준서할미가 전업주부였고, 우리 아이들이 아기였던 때는 스킨쉽이란 말도 모르고 지냈던 시절이었지만,

그 시절에는 유모차가 일반화 되지 않았던 시절이고,

아기들을 봄가을 누비 긴 포대기, 여름에는 누비 포대기 반정도 길이의 여름포대기,

겨울이면 솜을 넣은 겨울포대기로 아기들을 업어서 키웠다.

여름에는 띠라는 것이 있었는데, 아기를 업고 뒤쪽은 조금 넓어도 앞 쪽은 양쪽에 누비로 된 끈이 각각 2개씩 있는,

아기들을 업는데 계절마다 다르게 포대기류가 있었다.

 

그렇게 업어서 키웠던 아이들은, 엄마와 할머니의 따뜻한 체온과, 업고 일도 했었으니,

힘들면 가쁜 엄마나 할머니 숨결도 느꼈을 것이다.

길을 나서나, 시장을 가나, 마트를 가나 아주 추운 날씨에도, 요즈음은 잘 만들어진 유모차는 두꺼운 비닐로 앞 가리래를 하고,

그 속에서 아기들이 잠을 자고 가기도 하고, 밖을 보기도 하고 다닌다.

 

이제 21개월차로 들어선 아기 승훈이는 아예 유모차를 타지 않으려고 울었다.

답답해서 그런가? 하고 앞 가리개를 하지 않아도 계속 울어서 업으면 울지 않는다 한다.

바퀴가 굴러 가는 것이 아기들 입장에서 그리 편하고 재미 난 것이 아닌 것 같다.

그런 것도 있겠지만, 유모차에서 보이는 주변 경치나 사람들이, 업고 보는 것보다 답답해서 그런지 모르고,

그렇다면 편하고, 편하지 않는 것보다 감성의 문제인지도 모른다.

이 겨울 실내에서 옷을 입고 양말을 신어도 발이 시려서 양말을 두켤레를 신게 되었는데,

유모차에서 다독거리기야 했지만, 당그렇게 아기들이 타고 다니는 것을 보면 얼마나 추울까? 싶어진다.

 

아직 준서할미와 친해지지 않았을 때였는데, 두유팩을 냉장고 문에 던져서 엉망이 되었다.

던지고, 바로 두손을 싹싹비비고 말은 없었지만, 잘못 했다고 비는 모습이었다.

 

아기들도 장난으로 하는 것도 있고, 뭔가 기분이 나빠서 그렇게 하는 행동이 있긴 하다.

준서에미에게 물었더니, 저는 본 적이 없는데, 전화로 유리컵을 던져서 깨어지고 아기 다칠까 보아

많이 놀랐다는 말씀을 두번 들었다고 했다.

유리컵이 깨어지고 아기는 울고  움직이고 그 황망하고 다급한 순간에 놀란 사돈께서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한다는 것이

아마도 두손을 비비면서 빌게 만드셨던 모양이다.

 

준서할미가 준서에게 했던 것은 두 손을 우선 꼭 잡아 주고, 안아서 할머니가 치우면 된다.

이렇게 손을 비비지 말자라고 했었다.

딱 한번 더 그렇게 하고는 하지 않았다.

그 때가 생후 20개월차 였을 때였다.

 

핵가족은 어쩔 수 없는데, 아기들도 사람들을 많이  보는 기회를 만들어 주면 좋겠다.

준서할미는 준서를 키울 때, 집안에 젊은 사람도 없고, 식구가 단촐해서

이웃의 대학교 앞으로 등교시간에나 점심시간에 일부러 나갔다.

대학생들의 등교하는 모습, 점심 먹으러 밖의 상가 쪽으로 나가는 것은 나이든 준서할미가 보아도 생기가 느껴 졌고,

그냥 준서에게 많은 사람을 보여 주고 싶어서 그리 했다.

 오후 시간에 가서 벤치가 있는 곳에서 놀고 있으면, 남학생을 삼촌이라, 여학생을 이모라 칭하면서

아기를 좋아 하는 대학생들은 옆으로 와서 말을 걸기도 하고, 그냥 손을 흔들어 주고 가기도 하는,

낯선 사람들 속에도 놀게 했었다.

 

유모차 아랫 쪽에는 분유병도, 물병도, 때로는 잘게 쓴 과일도, 천기저귀를 했으니 쉬를 하면

기저귀를 고정하는 것으로는 팬티를 입혔고, 면바지를 입혔기에, 한벌을 챙겨 가야 했다.

공원처럼 자연경관이 좋은 곳이라 일과처럼 산보하러 가자면서 데리고 다녔다.

풀꽃보다는 나무꽃이 많은 곳이고 큰 나무들이 많아서 참 좋은 환경이었다.

새들도 많이 볼 수 있었고, 청설모도, 인공으로 돌리긴 했지만, 물이 흐르는 것도, 물 소리도,

연못의 물고기도 볼 수가 있는 곳이였다.

준서를 머리를 좋게 키울려는 생각은 없었다.

그 때 그 때 준서가 원하는 것을 해 주었고, 좋은 환경이었다 싶은 것은,

공원 같은 곳에 날씨만 맞다면 늘 데리고 다녔고, 비 오는 날은 업고서 비 구경도 갔었다.

우리 옥상에도 식물이 많았다.

 

어제는 재 방송이었지만,

부산의 친정엄마가 직장 다니는 딸래미 아기를 3년이나 보아 주고 있는 모녀가 나왔다.

아침에 출근만 하면 되었을 것이고, 그 친정엄마가 아기도 키우고, 집안 살림도 하는데,  아기를 잘 못 키운다는

불만으로 나온 것이였다.

 

씻자고  물을 준비하고 오라고 하는데 오라고, 오라고 해도 오지 않으면 그러면 너 매매 한다고 한다면서

살살 좋은 말로 달래지 않고, 폭언을 한다는 것도 불만에 있었다.

물론 그러지 않았으면 더 좋겠지만, 그렇다고 아기를 때리지도 않을 것이고,

그저 아기와 그 할머니간에 빨리 오라는 뜻의 말일 뿐이다.

 

아기들의 자람은 무엇을 가르칠려 하기 보다는

타고난 호기심으로 많이 만져 보고, 많이 보면서 자라게만 해 주면 스스로 좋은 감성를 갖게 되는 것이다.

 

 

자연을 가까이 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한 것이다.

스스로 할려 할 때엔 하게 해 주는 것도 중요한 것이다.

걸음마를 하고 위태위태해서 손을 잡아 주는 것을 허용 하는 때도 있고, 손을 뿌리치는 경우도 있다.

무릎 보호대를 해 주고 그냥 혼자 걷게 두는 것이, 좋은 것이다.

 

준서할미는 아기들이 네살까지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가지 않고, 집에서 지내면 좋을 듯 하다.

5살에는 집에서 돌 보아 줄 엄마나, 할머니가 있어도, 또래집단에서 놀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5살 1월에 준서를 엄마에게 보내 준 것은, 또래 집단에서 엄마와 같이 살지 않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게

준서의 기를 죽이는 일이 될 듯 해서 보냈다.

물론 준서와 준서엄마가 친해 지기에도 6살은 너무 늦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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