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KTX 기차를 타고서

이쁜준서 2013. 1. 25. 10:12

 

 

준서는 첫돐이 지나고 몇개월 지나서 KTX를 타고 다녔다.

무궁호나 새마을호는 좌석 자체도 보다 넓고, 앞 뒤 자리 간격도 넓어서 아기 자리가 따로 없어도 안고서도

되는데, KTX는 좌석도 좁고, 앞 뒤 간격도 좁아서 아기 준서 좌석도 아깝지만 표를 끊어서 다녔다.

2시간여 이면 서울역에 도착하기에 아기가 칭얼대어도 달래 가면서 갈 만 했고,

4살이 되고 5살.......이 되고는 자리마다 접어 있던 것을 펴면 작은 탁자가 있어,

그림을 그리면서 놀 필기구도, 작은 인형도, 과자 한 봉지등을 들고 다니면, 그리 지루하지 않아서.

 

처음에는 이렇게 기차 요금이 비싸서  요즘처럼 자리가 꽉차지 않았는데,

서울까지 2시간 만에 가는 편리함에 고가인 요금쯤은 감당하게 되어, 어제는 빈 좌석이 하나도 없었다.

아직도 굳이 서울역까지 나와 기차를 탈 필요가 없는 중소도시에 살고 있는 지인들은 승용차를 타고 가거나

고속버스, 시외버스를 타고 다니니 KTX를 한번도 못 탔다고, 서울역까지 나와서라도 부산을 갈 때 한번 타야겠다라 했다.

천정쪽에 붙여진 작은 TV가 있는데, 그 화면에 지금은 어디 근처란 것, 지금의 속도가 그 속도대로 숫자가 변하면서

보여진다.

참 가공할만한 속도이다 싶다.

시간당 260Km에서 300Km의 속도를 가지고 그 긴 열차를 달고 달리고 있으니,

차창 밖의 경치는 순식간에 지나가 버려서 구경할 틈도 없다.

 

무궁화호는

좌석도 넓고, 앞 뒤 좌석간의 공간도 넓고, 통로도 넓다.

스쳐 지나가는 밖의 풍경도 볼 여유가 있고, 어느 역사에서 다른 차를 피해 준다고 정차 시간이 길면,

그 역사의 모습도, 특이나 밤 시간대에는 또 다른 분위기로 즐기에도 된다.

KTX에 비하면 그 속도가 늦어도 너무 늦다.

열차가 노후 되어서 지난 여름 경주에 가는데, 1호차? 2호차? 였는데,한 무리의 사람들이 경주 남산을 간다고 탔는데,

각 열차에 앞 뒤 문이 있는데, 안내 방송이 나오고 나갈려니 문이 잠겨서 열리지 않고, 반대쪽 문으로 우르르 몰려 나가니

내리는 열차 문이 열리지 않고,

열차의 남자 승무원은 그런 사실도 모른채 우리 객차로 왔고, 그 다음 번 역에서 내릴 수 있었던 일도 있다.

그래도 부산을 갈 때는 무궁화호를 타고 간다.

동해남부선 무궁화호는 내 고향을 지나가기에.

밤차 여행에도 무궁화호는 제격이다.

 

예전에는

통일호,비둘기호, 무궁화호, 새마을호가 있었다.

여름방학에 우리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 작은아버지 댁으로 갔다 돌아 올 때는 새마을호를 타게 해 주셨는데,

그 시설들이 정말로 그 때로서는 놀랄 정도였고, 예쁜 여자승무원들도 타고 있었다.

어쩌다 특실을 탄 적도 있었는데, 대접도 달랐다.

 

물론 KTX에도 특실은 있는 모양이던데, 타 본적은 없고,

지금 세상은,

어떤 시설보다도 승차권요금보다도 속도가 벌어다 준 시간이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

 

사람의 일자리는 속도감보다는

중소기업이 탄탄해 지고, 덜 자동화가 되어서 일자리가 많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