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서할미가 친청 쪽에서도 맏이이고, 준서외할아버니도 4남매의 맏이이다.
준서에미 아기 적에는 양쪽에 다 아기들이 한참 없었던 차에 태어 난 아기라 귀여움을 많이도 받았다.
친정 엄마 형제분들은 우애도 깊었지만, 점잖으신 분들이셔서
첫아이를 업고 친정에 첫 걸음 갔더니, 울산에 계시는 외삼촌 외숙모님께서는 아기를 보러 시외버스를 타고 오셨고,
부산에 계시는 외삼촌도, 이모님도 오셨고, 댁으로 초대를 하셔서 이모님댁에서는 하루 묵어서 오기도 했었다.
서울에는 그 당시로 잘 사시는 친정 작은아버지가 계셨고,
작은 엄마 친정 모친도, 친정 조카들도 백일을 하루 전날 지낸 아기 준서에미도 함께 모였다.
작은아버지 하시는 말씀은
" 집에는 어른도 계시고, 알라 울음소리도 나고, 아이들 떠드는 소리도 나야 그게 사람 사는 것이라고...."
그 넉넉하신 어른이 가신지도 10여년이 지났지만,
당신의 아이들은 중학생인 던 때, 여름방학이면 손님을 모이게 하고는 근 열흘이상 씩을 지냈다.
작은 엄마의 친정어머니께서 오셨다 그분이 돌아 가시고는
그분 역시시골할머니이신 친정 맏언니가 오셨고, 준서할미는 두 아이를 데리고 갔었다.
우리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고는,
준서할미 집에 조카들과 생질들이 모였고,
준서할미는 각기 학년이 다른 아이들 공부를 보아 주고,
수영장을 데리고 다니고,
먹는 것을 해 먹였다.
한옥 긴 마당에서는 해가 지고 나면 아이들이 호수를 들고 물 뿌리고, 바가지로 퍼서 뿌리고,
큰 아이들과 나이 차가 나는 작은 아이들은 울기도 하고,
그러다 마당 수도가에서 몸을 씻고, 마당에 자리를 깔고 저녁 식사를 하고,
모기향을 피우고,
TV는 마루에 내어 놓고 보고,
그러다 잠이 오면 방으로 들어가 잤고, 그 때는 선풍기만으로도 시원하다 싶었다.
그 한옥에는 밥 하늘의 은하수를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이젠 준서가 태아나 초등학생이 되었는데,
방학 때면 외갓집으로 와서 지내다 가는데,
친척이 아닌 동네에도 준서 또래가 있는 집이 없어서 늘 동무도 없이 아이는 준서 하나이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날들에서
어른도(노인) 계시고, 알라 울음소리도 나고, 재잘대는 어린아이도 함께 지내는 모습이 있을까?
사돈댁 어른과 사돈댁 어린 아이들과, 아기 준서에미가, 어린애가 되어서까지
서울의 작은아버지 댁에서 함께 지냈던 그 아름다웠던 정경은 없지 싶다.
친정 쪽 결혼식이 있어 그곳이 서울이던, 부산이던, 울산이던 우리 아이들을 데려 가면,
우리보다 먼저 와 계셨던, 우리보다 늦게 오셨던,
우리 아이들이 안아 올리기에 버겁게 자랐어도,
양복 입으신 옷차림에서도 끄떡 안아 올려 주셨다.
그 넉넉하신 어른께서는 준서에미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까지는 추석명절에는 옷을 사 소포로 보내 주셨다.
짐을 풀면 먹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최고라면서
그 당시로는 귀한 미제 초크렛 과자를 듬뿍 사 넣어 보내시기도 하셨다.
그리 넉넉한 어른들은 준서할미 세대들에는 없다.
준서할미 세대는 내 직계가 아닌 조카들의 자식까지를 그렇게 챙기는 어른은 못된다.
우리 부모님 세대에서 넉넉하신 인품들이 셨던 어른들이시다.
그리운 어른들이시고,
그리운 세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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