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네가 논을 하우스 농사 하는 사람에게 주었다가, 올 해부터는 농사를 짓게 되었다.
700평 논인데, 밭 농사를 짓기로 했다.
바로 위의 땅주인은 1,000평을 모를 심어 놓았고,
옆 땅은 올 해는 쉬고, 그 옆은 하우스 농사 중이고,
하눌타리 꽃
콩도 심어 놓았고, 땅콩도, 참깨도, 고구마도, 고추도 심어 놓았고,
친구네와 준서할미 김장채소를 심을 두 고랑을 남겨 놓았다.
고랑이 길어 보였는데, 풀을 뽑아보니 까마득하니 더 길었다.
토요일 비가 온다니 풀을 뽑아 놓았다가 퇴비 뿌려서 비닐을 덮으려고 풀을 메러 갔다.
고랑이 길어서 배추 모종 150포기 심고도 무 심어도 넉넉할 정도였다.
아무리 전국적으로 유명한 배추라 해도
직접 농사 지은 배추는 간을 해서 건져 놓아도, 김장 양념을 해서 담아 놓아도 사각거리는 식감에서 차이가 난다.
파가 현재 비싸기도 하고, 전국적으로 가뭄으로 앞으로도 파가 비쌀거라는 뉴스에,
시골장에 가서 파 모종 두단을 사서 심고는 밭고랑 하나를 풀을 메는데,중간에 점심 먹은 시간 빼고,
참새처럼 정직하게 일한 시간이 8시간여 걸렸다.
들에가도 흔하게 볼 수 없는 야생화가 되었다.
처음에는 무릎을 세우고 앉아서 했는데,
이내 다리가 아파서 펑 퍼질고 앉아서 친구와 이야기 하면서 놀이처럼 일을 했다.
하다보니 고무 장화가 답답해서 고무장화를 벗어 버리고,
한손을 앞으로 짚어면서 엉덩이를 끌어 앞으로 앉으면서 풀을 뽑고 다시 그렇게 움직이고.....
하늘은 약간 흐리고 바람은 많이 불어서 시원 했기에 일을 그리 오래 할 수 있었다.
일하는 도중 약간 오른쪽 허리가 당기기도 했지만,
퍼질고 앉아 이야기 하며, 호미질 하면서 흙 만지는 우리들 모습만으로는
아기적 흙바닥에 놀던 후로
생애 두번째 흙장난을 하는 폼새였다.
준서할미가 그렇게말을 하니 친구는 우습다고 깔깔 웃고,
참으로 신기하게 보여도 질서정연한 모습이고,
일하다 점심 먹자란 말을 승훈이 할머니가 하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승훈이 할아버지는 일꾼이고,
점심 먹고 하자는 사람은 쥔장인 듯 하다 하고는 또 웃고,
일을 할 때 기분은 정말 놀이처럼 했는데, 집에 와 흙바닥에 끌고 다녔던 옷을 손빨래를 하고, 저녁 먹고,
쉬는 시간 지금은 어깨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다고 몸으로 말을 한다.
즐거운 하루였다.
일 하는 것을 놀이처럼 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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