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서할미는 옥상에 장독을 두기에 여름을 지나고 나면 된장은 수분기가 날라 가버려서,
해마다 12월 초순경 겨울추위가 시작된다 싶으면 콩을 삶고, 메주콩 삶은 물, 북어 머리 삶은 물을 된장에 섞어 둔다.
봄에 장을 가르고 난 된장과 먹던 된장을 섞어 두었다 4월이 되어야 그 된장을 먹는다.
고추장은 햇찹쌀이 나오고 난 뒤 적당한 때에 찹쌀을 불렸다 방앗간에서 가루로 갈아 와서는 엿질금 물에 삭혀서
달여서 그 물에 담근다.
고추장 담은 것은 각 지방마다 다르고 집집마다 다르게 담으니, 국산 고추가루로 되도록이면 태양초로 담으려고 한다.
2012년 된장에는 소주 1,8리터 한병과 간장을 넣었다. 초겨울에 다시 먹던 장과 합할 것이다.
소주가 들어가면 염도가 낮아도 곰팡이가 피는 것을 방지하고,
염도가 낮으니 된장도 더 맛나게 숙성 된다해서 올 해 처음으로 해 보았다.
요즘 햇살 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된장을 담아서 파는 장들도 많다.
친정에서, 시댁에서 재래식으로 담근 장을 얻어 먹다, 시어머님, 친정엄니가 담그지 못하시게 되어,
파는 된장을 사 먹어 보면 어머니들께서 담아 주신 된장과는 맛이 달라 - 예전 맛이 나지 않는다고들 한다.
파는 된장들은 대개가 간장을 빼지 않고, 된장을 먹는 위주로 담은 장인데, 맛이 더 있어야 하는데,
장을 담아 간장과 된장으로 가르는 재래식 방법으로 한 된장과는 맛이 다른 듯도 하다.
이번 도치할미님들 만나러 서울로 가면서, 서울역에서 친형제나 다름 없는 친척언니를 만나자 하고
된장, 고추장, 간장을 핸드카에 담아 가서 전해 주었다.
가까이만 있다면 무엇이든지 주어도 아깝지 않은 자리인데, 멀리 있어 한번도 주지 못했다.
오늘 전화가 왔는데,
김치 냉장고에 든 된장을 생각하면 뭔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고 맘이 포근해진다고 했다.
집에서 담은 된장이 떨어진 지가 한참이 되었다 된장, 간장이 넉넉하게 있어 그런것은 아닐 것이다.
사람의 맘이 그런 것이다.
정을 느낄 때, 맘이 포근하고, 등이 따뜻해 지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준서할미가 나눈 정 보다는 그런 정을 받은 것이 훨씬 많다.
우선 쌈장을 만었더니 쌈장이 맛이 있어, 그 담날 쌈채소를 사 오게 되고,
된장찌개를 만들어 놓았더니,
식구들이 이 된장이라면 밥을 말아 먹어도 되겠다 한다며 염도가 낮아 여름에 변하면 어쩌노?라 걱정을 했다.
겨울부터 3월말까지 숙성이 다 된 것이라 괜찮지 싶다.
저번 주에 TV에서 장 전문가가 나와서 하는 말이
간장은 달이지 않고, 독에 두어야 발효가 계속되어 점점 더 맛이 있어진다 했지만,
옥상에서는
여름 한 철으 그냥 독에 두면 가진 반정도가 줄어 들어 누가 퍼 간 듯 해지고,
간장 색도 짙어져서 국에 마음대로 넣지도 못한다.
5월말까지 자연 숙성을 시켜서, PET병에 넣어야 겠다.
된장은 보통 엄마들이 색이 누렇게 보이면 맛있는 된장이라 하지만,
된장도 4년이상 묵혀서 색이 짙어진 것이 더 맛난 된장이라고.
장독은 담아서 1년은 매일 열어 주면 숙성이 되어 1년 후에는 땅에 묻어 놓아도 변하지 않는다 했다.
1년이 발효가 왕성한 기간인 듯 보였다.
올해는 장독을 더 자주 자주 열어 주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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