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여행

울산으로 1-1

이쁜준서 2011. 9. 5. 10:46

 

동해 울산 주전 앞 바다

 

하늘은  잔뜩 화를 내고 있고,

등대는 육지에서는 멀기만 하지만, 아마도 망망대해 바다에서 보기에는 구원의 불빛역활을 제대로 할 듯 보입니다.

우리가 간 전날 태풍 탈라스 가 살짝 거쳐 간 영향으로

우리가 간 날 보다 더한 집채 같은 파도를

사진기에 담으려던 진사님 두분이 파도에 실려 가서 수색중인 날이였습니다.

저 성난 바다에서 사람을 수색하기도, 하늘에 헬기를 띄웠지만 수색으로 찾기에는 불가능한 날씨 였습니다.

 

 

길이 7m에서 수십m 가 되는 바위들입니다.

4월에 찾았을 때 주상절리의 모습입니다.

 

 

 

 태풍 탈라스가 전날 동해안을 거쳐 지나 간 바로 뒤끝이라 아직도 바다는 화를 내고 있었습니다.

바다는 끓어 넘쳐 날 듯 했고,

봄에는 바닷물이 밀려 나간 뒤의 온전한 모습을 다 구경했던 주상절리는

집채만한 파도에 숨을 죽이고 파도에 제 몸을 맡길 수 밖에 없어 보였습니다.

 

거쳐 지나가는 태풍에 미물 중에 미물인 사마귀가

그 바람에, 방파제를 넘나드는 그 파도에도 살아 방파제 위로 기고 있습니다.

그 생명감이 대단해서......

 

 파도가 부서지고 포말로 ....

 

 

 

 

 

소나무도 자라고 있어 평소 바닷물에 젖어 있지 않을 때는 주성절리 인줄 몰랐다는데

바닷물에 젖고 보니 이 또한 주상절리 였습니다.

 

내륙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좋은 날씨에 맞추어서 바다를 찾기에

바다가 넘쳐 날 듯한 무시무시한 파도도,

집채만한 파도들이 바위에 부딪히는  모양도, 그 포말도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입니다.

 

방파제에서 사진을 담다 희생당하신 분들에 대한 애석함.....

보는 광경, 담는 맘

가슴설레이기도 했습니다.

 

그 가슴 설레임에는

4월 같이 하셨 때의 기억도 나고,

함께 하시지 못함에 대한 애틋함도 있었습니다.

 

 

 

정자항의 모습 

생선을 담았던 상자만 보이고

해변에서 가자미를 말리면서 파는 것은 볼 수 없었습니다.

성난 파도가 치면 넘쳐 오는  곳에서 낛시대를 드리우고 있는 사람도 보입니다.

 

파도에 실려간 사람을 수색중인 해변은 자칫 방심하면 또 다른 사고가 날 듯해 통제 되고 있었고,

정자바다의 모래이기라 하기엔 굵고, 돌이라 하기에는 너무 미미한

그 특이한 정자해변의 모래는 밟지 못했습니다.

 

 

 

 

 

활어 공판장으로 들어 갔습니다.

손님들은 없으니 장사하시는 분들도 조용했는데

활어들만  활발합니다.

우리들도 역시나 구경꾼 밖에 되지 못해

카메라 셔터를 조심스럽게 눌렸습니다.

 

 

블로그 벗님들과의 만남

 

하루 전날 친정에 오셔서 하루를 묵으신 소피아님과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해우를 하고

해가 짧은 하루의 시간을 넉넉하게 쓸려고 오전 6시 10분차를 타고 울산 터미널에 내렸을 때는

8시 10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울산의 민서할머니 큰아드님과 함께 마중을 나오셨고, 우리들은

일단 태화강역으로 가 귀가 할 기차표를 예약하고 주전 바다 쪽으로 갔습니다.

 

이른 아침 출발이라 아침식사를 하지 않고 올 거라고

민서할머니께서 간단하게 준비해 오신 아침요기거리를

저 멋진 탁자 앞에서 집채만한 파도가 넘실대는 무섭게 화난 바다를 보면서...

 

아침 일찍 와서 넉넉한 시간이어서

주상절리 바다를 보고는 차를 돌려서 해수탕을 찾아 갔습니다.

해수탕에서 냉온탕도 하고 찬 바다물도 어깨로 등, 허리를 맞아 보기도 하고,

손에 닿은 피부 감촉도 달랐고, 몸은 개운하기 이를데 없었습니다.

소피아님의 넉넉하게 준비 해 오신 속옷 선물도 받았지요.

소피아님 고맙습니다.

 

민서할머니는 우리들이 개찰 할 때까지 태화강역에서

못다한 이야기 꽃을 나누고

소피아님과는 동대구역사에서 헤어졌습니다.

서울에 도착하면 밤 11시에 가까운데도 전철이 있다시면서 가셨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