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동해남부선을 타고.....

이쁜준서 2011. 5. 12. 10:00

햇살이 쨍쨍하거나, 햇살이 없어도 날씨는 초여름처럼 덥기까지 했는데,

가는 봄이 그래도 미련이 남는지 연 이틀 비가 오면서 등에 찬기운이 든다.

뿌려 놓았던 파씨가 모종이 되기에는 충분한 크기로 자라지 않았지만, 작은 화분이어서 그렇지 기간으로 보면 뿌리는 충분하게 자랐지 싶어

어제는 파 모종을 했다.

대파로 자랄지? 아니면 중간에 말라 버릴지는 알 수 없다.

처음으로 한 일이다.

 

경주쪽이 가까운 곳이라 발굴작업 중

 

 

비가 종일 오니

옥상으로 몇번이나 올랐다.

화분의 식물들은 비를 맞아 가지가 휘어지기도 하고, 화분 사이 사이에 떨어진 꽃잎들이 빗물을 따라 배수구를 막아 빗물이 고여 있기도 했다.

비가 오니 기분이 차분하게 된다.

커피 한잔을 끓여 들고 창밖을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

논에 물이 가득 실려 있고....

 

사람들을 생각 해 본다.

이번 여행길은 동해남부선 기차를 탔다.

초등학교 3년을, 중학교 3년을 방학이면 타고 부산을 다녔기에 태화강(예전 울산역),남창, 덕화, 좌천, 월래, 기장이란 역명이 들리고

태화강이 보이고, 해운대쪽으로 가까워 질 수록 동해 바다가 보인다.

 

동해바다

 

 

눈은 걸리적 거리는 전신주고,나무등을 뛰어 넘어 바다가에 있는 듯 바다를 눈으로 보아 가슴으로 한 가득 채워 주는데,

카메라 앵글은 바다를 잡아 내지 못한다.

달리는 기차에서 어찌나 걸리적 거리는 것이 많았던지.....

 

 

정겨운 풍경이다.

저런 논둑으로 쇠풀을 뜯으러, 쑥을 캐러,늦가을 빈논에 물이 있을 때는 논고둥도 줍고, 미꾸라지도 잡았지....

 

초등학교 몇년을 살았던- 또 태어 나 첫돐을 갓 지날 때 까지 살았던, 다시 초등학교 3년을 살았던 고향집 앞으로

기차가 지나갈 때 보이는 내가 살던 집은 다시 예쁘게 짓고 고모님이 살고 계시는 울도 담도 없는 집이 보인다.

그 때는 그래도 나무울타리가 있고, 작은 나뭇가지를 엮어 만든 멋진 삽작문도 있었는데,

집안에 달리 아이가 없어 학교 갔다 오면 가을이면 몇그루 있는 감나무에 올라가 감 홍시를 따 먹었는데.....

엄니도 가시고, 고향에 살고 계시던 막내 삼촌도 가시고, 부산에 살고 계시던 큰아버님도, 서울에 살고 계시던 작은아버님도

다 돌아 가셨는데.....

고향들에는 아파트가 쑥쑥 서 있고, 내려서 산골논으로 찾아가야 그 때 그 풍경이 남아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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