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연날리기 1

이쁜준서 2008. 12. 21. 12:28

준서할미가 어렸을 적에는 남자아이들은 겨울이 되면 직접 집에서 만든 연을 날렸다.

바람을 잘 타는 언덕에 올라가기도 했고, 연줄이 감나무에 걸리지 않게 탁 트인 곳에서 연날리기를 했었던 것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 처음 연을 만들고, 얼레를 만들 때는 아버지나, 할아버지들이 해 주셨고, 연은 나무에 걸리기도 하고

연줄에 사금파릴 입힌 연줄에 끊기기도 하다보면 그 때마다 만들어 주시는 것이 아니어서, 형아나, 동네 형아들과 함께

만들면서 배우게 되어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연을 잘 만들었다.

 

그 때 친척 오빠들이 연을 만들던 것을 생각해보면 우선 창호지에 대나무나 싸리 나무를 얇게  길게 켜서 종이에 풀로

고정시키고, 그렇게 연을 만들었던 것 같다.

연실을 감았다 풀었다를 하는 얼레는 나무를 깍아서 만들었고, 실은 무명실이나, 베실을 사용했었다.

겨울이면 연을 날리면서 연을 끊어 먹는 연싸움을 하기 위해서는 사금파리를 주워서 곱게 빻아 풀에 넣고, 연실에 그 풀을 먹였다.

여자여서 직접 만들어 본적도 연을 날려 본 적도 없다.

 

얼마전 들은 이야기이다.

일곱살 꼬마가 연이 하늘에 나는 것을 보고는 "저 연을 누가 붙잡았는가?" 라 물어

연실이라고 대답하려 생각하는데, 그 아이가 어른의 대답을 듣기 전에 "바람이 연을 붙잡았다" 는 말을 했다 한다.

바람이라면 물체를 날려 보내고 바람이 부는대로 물체를 기울게도 만드는 것이고, 하늘에서의 바람도, 구름이 바람따라

움직이게 하는 것인다.

하늘에서 반듯하게 연을 떠 있게 하는 것도 바람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얼마나 신기했을까?

 

 

 


 하비님의 댓글입니다.

- 연날리기~ !
어린 시절 직접 제작한 연을 가지고 추운 날 언덕배기에서 날리는 우리 연, 가오리 연(홍어 연), 참 연(방패 연)
형태에 따라 문양에 따라 분류별 수 십 가지가 넘는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지만.. 연 중의 으뜸인 연은 그래도 방패연 입니다.
몸통만한 6모 얼레, 8모 얼레의 손기술에 의해 놀라운 기동성을 발휘하는 우리 연은
중국이나 서양연에 비해 떠오른 것에 만족하지 않고 얼레질에에 의해 창공을 누비며 화려한 공중전까지 했으니
그 스케일이나 놀이 규모가 갖는 호연지기는 요즘 책상머리에 앉아서 하는 전자오락이나 책상 스포츠에 찌든 머리로는 그 규모를 비할 수가 없지요.
유래나 이름을 따지지 않더래도 우선 연날리기를 할 장소를 빼앗긴 우리 어린이들은 TV에서나 구경하고
학교 문방구에서나 사서 운동장을 달리면서 겨우 띄워보는 연날리기를 보면서 씁쓸해지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수 천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우리 고유의 민속놀이가 불과 50년도 안되어 절멸되가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민속놀이 연구 보고서에 장학자료(책)로 만들어 발표한 적이 있지만 언젠가 따로 보급할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하비님의 댓글을 본문에 넣었습니다.)

 

 


니가 내 에빈데 님의 댓글입니다. 

  • 니가 내 에빈데
  • 2008.12.21 21:02
사실...물리학적으로도,움직이는 물체(정신적으로도,쉴새없이 움직이는 마음...)를 잡아주는 것은,"바람'일것입니다.
우리가 알고있는,(태양계에서...)토성의 아름다운 고리또한,바람의 회전일겁니다.그뿐인가요 ?
지구를 붙잡아 두는것도,(엄밀하게 따진다면...^^) 대기권이며/대기권은 바람의 회전이지요.그걸 표현한것이...태극문양이고요.

연 날리기의 백미는 연을 ┏ 시집 보낼때...┓일 겁니다.
음력 2 월달에,바람이 잦아들면(절기상으로도,춘삼월에는 높은 바람이 잦아들고...바람이 지표로 내려옵니다.그게,봄 바람이 "아지랭이"로 나타나는 것이지요.)
겨우내내 날리던 연줄을 툭 끊어,(영등할미를 마중한다며...ㅎ.)시집 보냈는데요.연이 높은데 올라갈수록...또 바람이 팽팽할수록...시집은 멀리 가더라고요.
방패 연은...(연줄을 툭툭 잡아채며)끄덕끄덕 하늘 가운데서,인사도 할수 있게 했으며,솔개"처럼,하늘 가운데서 날개만 퍼덕이며 머무르게 할수도 있고 또 하늘 가운데 이름 석자 쓰는것 쯤은...아무것도 아니었지요.옷장속에 숨겨 진 무명실 한타래를,슬쩍해스리... 사금파리를 절구에 찧고,풀을 쑤어 연줄에 입혀가며 연 싸움 또한 재미 났었지요.연줄이 서로 엊 갈릴때,갑자기 얼레(저희동네에서는 "자사"라 불렀습니다.)를 화악 풀면...(바람을 거스르며,연줄을 당길때보다...바람의 의도대로 연줄을 화~악 풀때,연 싸움에서 이길 확률이 높다/는 것은...마치 삶'의 이치같은것이지요.)상대방의 연줄이 픽 !! 끊어 졌는데요.그래서, ┏ 끈 떨어진 연 ┓이라는 말이 생겼을겁니다...^^

바람이 없으면...그 바람이(그게, want 던/ wind 던....) 목표"를 잡아주니까요.

21:02.

                                                                                         (하비님과 니가 내 에빈데 님의 댓글을 본문에 넣었습니다.

                                                                                          연에 대한, 연 날리기에 대한 글들이라 본문에 넣으면 보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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