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버스정류장에서 은행열매 줍는 여인...

이쁜준서 2008. 11. 21. 20:00

준서할미 사전에는 보일들 말듯한 여인이란 단어를 골랐다.

준서할미보다는 나이가 다섯살은 더 자신듯 했으나, 화장을 곱게 했고, 어깨에 메는 가방을 메고, 손에 드는 가방도 들었고,

몸 동작은 아주 아주 재 빠른 그 여자분을 할머니라 부르기엔 행동거지가 너무 애살스러웠고, 아줌마로 하기엔 나이가 많았다.

그래서 "...은행알 줍는 여인..." 이라고 제목을 달았다.

버스정류장 벤취 옆으로 큰 은행나무가 서 있었고, 은행잎은 다 떨어졌는데도 아직도 은행열매는 많이 달려 있었다.

어제밤부터 바람이 불고, 오늘 내내 바람이 불었고, 늦은 오후 그 때도 바람이 불었다.

인도바닥과, 인도에 연닿아 있는 차도에까지도 은행열매가 많이도 떨어져 있었다.

버스를 타러 오던 사람이 손에 들었던 가방은 그냥 인도에 두고 은행열매를 줍기 시작했다.

손도 재발랐다.

어차피 은행열매에서 씨알을 채취해야하는 것이라 사람 발에 밟혀서 과육이 납작해진것도 주웠다.

그이가 차도에서 주울 때는 괜히 걱정이 되어 전방으로 버스가 들어오나를 보기도 했다.

 

순간적으로 이 매연의 도로에서 봄부터 여즉까지 매연을 마셨을것인데, 저것을 먹어도 되나...? 였다.

또 그러면서 순간적으로, 두 노인이 살고 있는지 아니면 혼자 살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은행알 한됫박에 만원을 하는데,

만원 한장도 아껴 쓸려고, 그러는지? 알 수 없고, 독보다 득이 더 많을지 모르겠다 생각했다.

분명 할머니였는데, 화장도 곱게 했고, 애살스러워 할머니라 부르기엔 속내가 미안스러워 "....여인..." 이라 했다.

 

병원을 오후에 갔는데, 지하철엘레베이트에서 같이 탄 칠순에 가까운듯한 할머니는 가만히 서 있는 준서할미에게, 자기가 들고 있는것은

순대 5,000원어치이고, 택배때문에 집으로 가는길이라 하더니...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마트엘레베이트에서는 또 어떤 할머니의 횡설수설을 들었다.

외로운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지...?

아니면 모자란 사람들이 많은건지...?

준서할미가 힘들지 않았다면, 두 할머니들께 엘레베이트에 있는 순간적인 시간에 말대답을 해 주었을텐데. 그리하지 못했다.

 

마트에 들려 생닭을 사 왔다.

다른 재료은 집에 있고, 파가 없어 한단을 샀더니, 그것도 무게감이 있었다.

부엌으로 바로 가 오랫만에 찜닭을 만들었다.

갑작스레 이렇게 추울 때는 맛난 음식으로 포식을 하면 몸과 함께 마음도 따뜻해져서 추위도 덜 춥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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