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준서네 집에서...

이쁜준서 2008. 10. 3. 09:03

 

 

 

준서가 그린 그림을 장식앞 유리문에 붙여 놓았다.

추석에 할미집에 와서도 저렇게 여기 저기 붙였다.

여름방학 때 해수욕장에 준서네 식구랑 이모가같이 갔다 했다.

 

준서의 그림에는 햇님이 있고(대부분의 어린이 그림에 있는)

구름이 있는데,

꽃, 집,계단, 고인물이 보인다.

좌측은 준서, 준서에미, 준서아빠 이라 한다.

아빠가 거의 놀아 주는 시간이 없어 늘 아기처럼 작게 그린다 했다.

 

요즘 준서가 좋아하는 옷색갈이 분홍이라 했다.

엄마를 준서보다 크게 그린다 하는데, 이 그림에서는 준서가 더 크게 그려졌다.

 

 

좌측이 준서, 준서엄마, 준서아빠 이라 한다.

일주일에 한번 아빠와 지내는 시간이 있다는데,

그 때는 아빠가 책을 읽어 주기도하고, 목욕도 시켜준다는데,

그래서인지 엄마보다 아빠를 크게 그렸네

 

 

어제 기차를 타고 준서네로 왔다.

기차표는 준서에미가 예매를 해 놓으면, 차를 타러 역사에 가서 창구에서 왕복표를 찾아서 다녔다.

이번에는 가는 날짜도 시간도 딱 메일 형편도 아니고, 내가 알아서가마 하고는 이틀전에 동대구역사로 갈 일이 있어 예매를 해 왔었다.

가져 올 찬을 만들지 않아 조금 무거운 손가방 하나면 될것이고, KTX 열차를 타면 고속이라 밖으로 보이는 경치도 순식간에 지나가기에.

재대로 된 기차여행이 하고 싶어서 무궁화호를 타고 왔다.

KTX 는 빠르다는 것 빼면 통로도 좁고, 좌석도 불편하다.

 

무궁화 호에서는 사람의 인정이 예전 기차여행 같았다.

천안역을 앞두고 옆의 나보다 연세가 5~6살 정도 더 되어 보이는 여자분이 내리실려고, 화장실을 갔다 와 자리에 앉으니,

통로 건너 비슷한 연배의 여자분이

 "찐살 자시소 찹쌀찐드기 맛이 있소" 라면서 비닐에 든 찐살을 가방에서 찾아 내어 들고 왔다.

입을 벌리라는데 기여히 손을 내밀었고, 한입에 털어 넣기엔 많을 정도의 찐살을 주었다.

찐살 봉지에는 아기을 시럽에 들어 있는 작은 프라스틱 약컵이 들어 있었다.

 

가는 절에서 신도들이 한가마니를 주문해서 서되를 샀다 했다.

시집간 딸네 집을 간다며, 딸네도, 아들네도 찐쌀을 기다린다며, 11월 다시 한가마니가 오고, 다시 신도들이 가른다 했다.

한 되에 11,000원을 주었다 했는데, 파르스럼하고, 노르스럼한 빛깔의 찐살이 예전의 맛이였다.

국이 없는 어중간한 날에는 찐쌀을 넣고, 끓이면 아주 구수하게 맛있다 하기도 했다.

부덕스러운 몸매로 성격도 화통하게 보였는데, 천안역을 지나 화장실을 갔다 오니 자기 자리는 비워 두고, 두 좌석 다 빈 자리로 옮겨가서는

옆자릴 가리키며 나를 앉으라 했다.

해운대에 산다면서 된장, 간장, 묵은김치 씻은것을 넣어 올려니 여행용 가방은 않되겠고, 궁리 끝에 바퀴가 달린 시장가방에 넣어

통로가 비좁은 KTX 는 않되겠고 무궁화호를 10년만에 처음으로 탔는데,

"KTX를 타다 이 차는 우리 안방 같다" 고 표현했다.

밖에 스치는 경치도 KTX에서는 빨라서 눈을 멀리 두고 보아야 하고, 스치듯 지나가는데, 무궁화호에서는 시선을 가까이 두고,

잘 익어 추수가 임박한 가을 벌판의 노~오란 색이 얼마나 좋았던지....

어느 산에서는 늦밤인지는 몰라도 노르스럼한 밤송이가 밤나무에 달린 것 까지 볼 수 있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면, 무궁화로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시도 해야 겠다.

운치 있는 이 가을의 여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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