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옥상의 미나리와 달래, 풋마늘로 생저러기를 하고, 어린 두릅이라 된장 양념으로 취나룰
하듯했다.
이틀을 비가 와 쑥캐듯 칼로 미나리를 베는데, 손끝이 축축하게 물기가 묻으니 시렸다.
준서를 돌보기 전에는 통깨도 있어야하고, 깨소금도 있어야하고, 참기름도 있어야하고,
마늘, 생강, 고추가루 등등 필요한 양념을 다 넣어서 반찬을 했었다.
준서와 살면서는 깨소금이 없어도, 참기름이 없어도, 고추가루와 마늘은 생저러기를 할 때엔
넣지 않았다.
혹여 준서가 그 반찬을 먹을려 할까보아서였다.
정구지도, 미나리도 살짝 데쳐서 깨소금은 넉넉이, 참기름은 약간, 마늘은 넣지 않고, 그렇게
녹색의 나물로 해 놓으면 준서가 잘 먹었다.
오늘 저녁처럼 물오징어를 넣고, 정구지 전을 상에 올리면 그 역시 준서가 잘 먹었다.
창녕 화왕산 미나리도 택배로 주문해 냉장고 있고, 아직은 어려서 약간 씁스레하고, 향도 나는
머구나물도 데쳐 놓았고, 이 계절에는 찬이 넉넉하다.
잠깐만 주방에 있으면 찬이 뚝딱뚝딱 만들어져 나오니 말이다.
나물을 몇일 먹었다 싶으면 냉동실의 건어도 곁들이고,
내가 가꾼 나물로 반찬을 한 것이라 올려 본다.
나중 나중 저 사진과 이 글을 보면서 추억되는 것은 옥상의 꽃잔치도 생각 날것이고, 준서외할아버지와
했던 대화도 생각 날 것이고, / 나를 추억으로 데려다 줄 끄나풀이다 하 하 하
계량을 할 때는 하지만, 엔간한것은 그냥 눈 대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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