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음식

탱자로 차 만들기

이쁜준서 2007. 11. 20. 16:16

 어제 택배로 받은 것인데, 이번에는 반으로 잘라 씨를 빼고 담굴 생각이다.

저 자연의 노란색, 태양을 방안으로 끌어들인 듯도 하다(하하)

 

 

가을에 노랗게 익은 탱자가 나무에 달린 것을 보면 그 향기가 좋아 하나 따고 싶었던 어렸을 적

기억이 난다.

십여리길을 걸어서 지금식대로 표현하자면 초등학교에 다녔는데, 한학년에 2반밖에 없었는데도

오전 오후반이 있었다.

오후반이래야 길도 멀고, 따로 시계도 없었던 시골이라 늦은 아침을 먹고 길을 나선다.

친구들이래야 다 촌수가 닿는 사람들인데, 어리니 고모란 말은 않고 이름을 부르고 할머니 뻘만

놀린다고 할메, 할메라 부르면서 지냈다.

동해남부선 철로가 있었고, 신작로가 있었는데, 가다보면 논둑길로도 가고, 신작로도, 철로로도 가고,

철로 옆으로 있는 산으로도 올라가고 그랬다.

산에 올라서는 진달래꽃도 따 먹고, 그 시큼한 푸른 망게도 따먹고, 도시락의 밥을 조금 남겨오다

산에 올라서 산도라지, 더덕등을 캐서 몰래 훔쳐 갔던 고추장에 찍어 먹기도 했다.

 

그리했어도 탱자는 따 먹은 적이 없다.

준서할미가 이 나이가 될 때까지 지실, 지각등의 말은 언뜻 언뜻 약용으로 쓴다고 들었지만

탱자로 유자청을 만드는 것처럼 만들어서 차로 하는 줄은 전혀 몰랐었다.

그런데 공해가 없는 충남의 어느 아는분이 유자청처럼 만들어서 차로 드시는데, 감기는

10년째 들어 본적이 없다시는 말씀과 함께 탱자를 보내 주셧다.

물론 좋은 공기와 늘 산행도 하시고, 농사일을 하시다보니 늘 움직이시고, 좋은 환경에 사시기야

하셔서 그렇겠지만 추운 겨울날 유자차만 해도 감기예방이라 하니 그에 버금가는 차가 되기도

할것이라 생각한다.

 

 

일단 탱자를 얇게 겉 껍질을 깎으라 하셔 깍았더니 아래의 모습이다. 

 

 

오늘 두번째의 것, 저번보다 더 익어 하늘과 햇빛을 가득 담은 첫서리 후의 탱자가 왔다.

탱자로 만든차는 농약이 전혀 없는 웰빙식품이다.

무엇이 좋고, 무엇이 좋고들 하지만 옥상에 배추씨를 화분에 뿌려 보아도, 올라오면서부터

벌레가 생겨 때론 꼬갱이를 파 먹어버리면 말라 버릴 정도로 우리는 농약을 먹고 살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산다.

옛날처럼 자가 먹걸이를 할 때는 갈무리가 그리 문제가 되지 않지만 대량 생산시대이니

방부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준서할미가 아는 밤만 해도 농약 살포를 않하면,

가을에는 벌레로 밤으로서 실용을 못하였다.

마늘도 마늘 가을에 산다. 봄 햇 마늘이 나올 때까지 먹도록 산다.

그러면 김장 때에 사는 것보담 허실이 많다. 그래도 그 편을 택한다.

그러니 아무리 웰빙이라해도, 농약이나, 방부제에서 해방되기는 어려워 되도록이면 쌈거리와

풋고추는 집에서 기루어 먹는 편이다.

 

 

 탱자로 담군 탱자청의 모습

 

 생강으로 담군 생강청의 모습

 

 

겉껍질을 얇게 깎아내고, 반으로 잘라, 4~5등분을 해서 설탕을 탱자의 무게만큼 넣고, 조금 더 넣었다.

매실처럼 액기가 그리 많지 않아서 찻잔에 넣을 때에 건지도 두어개 넣고, 엑기스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먹는데, 유자차 비슷한 맛도 나면서 겨울차로서는 좋았다.

다 먹고나면 뒷맛은 약간 쓴맛이 남기도하는데, 농약한번 치지 않고, 햇빛과 좋은 공기 속에서

자란 것이라 먹는 기분은 차 맛처럼 달콤 새콤이다.

준서할미의 집은 정거장 같아서 딸들도 주고, 친구도 주고, 형제들도 주고 그러다보면 아무리 많아도

많은 것은 없다.

생강만 해도 5Kg 을 담구었는데 몇일 내로 작은 병들을 소독해서 냉장고로 들어갔다 제 임자를

찾아 갈것이니 말이다(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