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서를 돌 보면서 기추를 거의 가질 않는다.
우선은 내가 아기를 데리고 가 시중들기가 힘들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불편할 것 같아서이다.
그런데 유독 이바지음식 동호회는 낮 시간대에 하고 내가 차를 타고 가지 않아도 되는 우리 동네까지
와서 하기에 어쩔 수 없이 작년에도 아주 추울 때 두어 번을 빼고는 갔었다.
그런데 어제 밤에는 굳이 언니가 빠지면 재미가 없다면서 두 달에 한 번 만나는 사람들이 우리 동네로
와 모임을 가졌고, 준서를 데리고 갔었다.
갔다가 9시경에 친구가 음식점으로 와 준서를 우리집으로 데리고 가 놀아주었다.
그런데 이바지 동호회는 술을 하는 사람이 없어 그저 식사하고 담소하고 그러면 되는데, 어제 밤에
만나는 모임은 나 빼놓고는 술 한잔에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사람들이라 아이 시중 드는 내가 있으니
술 한잔을 해도 흥이 나지 않는 것 같아 미안했다.
모두 직업이 있고, 동종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라 저녁 7시에 약속을 하면 자기 형편되는 대로
약속 장소에서 만나고, 1시간 정도의 여유 밖에 없는 시간으로 노래방으로 갔다가 귀가는 택시로
하기도 하는 그런 모임이다.
그 중 한 명은 고향집에 농사를 지으시면서 팔 순의 시아버님이 혼자 계셔서 주말이면 가서 빨래도 해
드려야하고, 반찬도 해 놓고 와야하고, 주말이래야 일요일 하루만 놀기에 참으로 바쁜 사람도 있다.
그러니 두 달에 한 번씩 만나는 우리들은 지난 이야기 또 술 한잔을 하면서 때론 노래방에 가서 놀기도
하는 흥이 필요한 것이다.
다른 어떤 곳에서는 술 잔을 받지 않지만 이 모임에서는 동생들 흥 깨지 않으려고 술 한 잔은 받는다.
보고픈 얼굴 보기만으로는 흥이 나지 않는다.
왕언니가 없으면 재미 없다고 하지만 바쁘게 정말 바쁘게 사는 사람들인데 5월 모임에는 즐거운
시간이 되게 내가 배려해주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