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초딩 1학년 때엔 부산에서 살았다.
여름방학 때 울산 외갓집에 갔는데 외사촌 오빠가 미꾸라지를 많이 잡은 모양을 봤고, 미꾸라지 국을 끓여 저녁 식사를 하는데 아무리 휘이 휘이 저어 보아도 고기가 한 마리도 없어 궁금했던 적이 있다.
그리고는 중학교 시절에는 시골에서 살았는데, 논고등을 줍기도 미꾸라지를 잡기도 했다.
민물장어는 뱀 같아서 그 때나 지금이나 먹지를 않지만 추어탕은 아직도 좋아한다.
내가 끓여도 그 때의 맛은 않나고, 잘한다는 식당에서 먹어도 그 때의 맛은 않난다.
시골에서는 논에 샘물 돋는 논이 있었고, 논 둑 아래에 돌로 쌓아져 있고 때론 그 곳에서 장어를 잡기도
했다.
어쩌다 미꾸라지를 잡다, 장어가 보이고 미끌 미끌한 장어를 맨손으로 잡아 당기는데 그 돌축 속으로 들어간 민물장어를 잡아 당기다 보면 전기가 찌르르 와서 손을 놓아 놓치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장어를 잡는 오빠를 내가 당기고 그랬다.
학교갔다 와 저녁상에 추어탕이 있어 맛있게 먹고나면 장어로 끓였다면 뱀 생각이 나서 토할것 같아
설것이를 하다 뒤안으로 몇 번이고 나가기도 했다.
장어라면 먹지 않으니 모르고는 먹으면서 그리 별난스러웠다.
지금은 그런 장어를 구하기도 힘든데, 참 좋은 세월을 살았는 셈이다.
그 때는 농약도 적게 뿌렸고, 청청 산야였는데 말이다.
가을 추수 뒤 음력 10월에 소 먹이러 들에 나갔다 논고등을 주워오면 쌀을 갈아 넣고 끓인 국이랑 빨갛게
논고등 숙회도 정말 별미였는데.......
진부한 말 "돌아 가고 싶다"를 되내인다.
여름 비 오는 날 소 먹이고 돌아오면서 오늘 저녁은 수제비였으면 하는 바램등등 그 때는 어렸기도
했지만 물질이 풍요롭지 않은 때여서 작은 바램과 만족감과 아뭏턴 아름다웠전 시절이다.
못가에서 잡던 왕잠자리도 열 손가락에 다 끼우면 가슴 뿌듯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