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친척들과의 만남

이쁜준서 2007. 2. 19. 07:10

지난 해는 준서를 돌본다고 큰집(남편의 맏 종형)  제사에 참석을 못했다.

종 형제들이 11명인데, 11번 째 집은 아직 초등학생이지 위로는 조카들이 장가 가서 초딩 학부형들인

집도 몇 집 된 층층이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다.

 

웃대 어른들은 이제 시숙모님, 우리 시어어님만 남으셔서, 시어머님을 모시고 간 큰 집에는 시숙모님,

종 동서들, 시숙들과 시 동생들, 조카들, 종 손들이 북적 북적했고, 여느 때처럼 아장 아장 걷는 아기와

임신한 질부와 누운자락의 갓난쟁이가 북적이었다.

모이면 막걸이를 먹는데, 명절이 지나면 막걸리 병이 한 50여개가 되어 재 활용차에 버리러 가면, 항상

아따 아지매 대단하요 라는 소리를 듣는다고 했다.

사람 사는 체취가 느껴지는 곳이다.

 

시아버님 형제분이 세 분이셨고, 나는 둘 째집 맏이고 11명의 종형제 중 5번째여서 큰 집 맏 동서와는

집 안의  대,소사에 늘 중심에 있던 관게라 정이 별 다른 관계이다.

그래서 서로간 내왕이 자주 있던 관계라 그 집 조카들과는 또 정이 더 있고 그래 왔었다.

맏동서가 비닐 봉지에 과일을 몇 개 담고, 설 음식도 담고, 기여코 가지고 가라고 주시는 것을 들고,

조카가 나와서 택시를 잡아 주면서 차비라고 만원 한장을 주길래 받아 왔다.

과일 몇개로 묵직한 비닐 봉지와 손 바닥에 쏘~옥 들어 온 만원 한 장에는 정이 배여 있어서, 시집와

살았는 30여년이 넘은 세월이 생각이 되었다.

그 세월동안 시백모님, 시삼촌, 시숙 한 분이 가셨고, 나 또한 할머니가 되었고, 준서의 머루같은 눈망울에

하루 하루가 신기해지는 노년이 되었다.

 

따뜻해져서 준서를 데리고 다닐 만하면 큰 집에 한 번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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