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가 봄인지 제 각각으로 대답을 할 것이다.
오늘이 2월22일 12:36인데 꽃이 피었다고 봄이라고 하다가도 아직은 정월인데 매서운 찬 바람이 동장군을
몰고 왔다면 그 꽃과 나무도 동사 할 수 있으니 봄이라고 말하기에는 겁이 나는 것이다.
남쪽 하동에는 매화가 피었다고 블로그님들의 매화 몇송이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지만 몇 가지에 사진으로
만개한 꽃 몇송이에서 봄이 왔다고 말하기엔 부족한 거니깐.
남편이 옥상에 나무들을 전지를 좀 해야겠다고 해서 준서랑 올라가 봤다.
남편은 나무들을 싹둑싹둑 전지를 잘 하는 편이고, 나는 이 가지도 꽃 필 가지고 저 가지도 하면서
남편이 전지를 하면 징징대니까 그 소리 듣기가 싫어서 나를 데리고 올라 간 것이다.
그런데 정말 완연한 봄 같았다.
상추씨는 먼 산에 눈이 있을 때 뿌리는 것이라고 어른들이 말 하셨지만 아직은 이른데도 상치씨를
넣고 싶어질 정도로 화분의 흙도 촉촉했다.
맹자꽃 망울이 곧 터질 것 같았다.
개화란 말보다 꽃 몽오리가 터진다란 표현이 더 실감이 나니까 말이다.
생명의 기운은 땅에서 올라오는 듯 하다.
그 생명의 기운을 도와 주는 것이 봄 비 같기도 하고. 햇빛이 비추지 않는 곳의 잔설은 비가 오면
정말 눈 녹듯이 녹으니까 말이다.
나무 화분은 모두 전지를 해 주고, 벌레도 잡아주고(고치집을 지은), 바람 한 점 없어서 자른 가지들을
태워주고 내려 왔다.
정말 봄이오면 새햐얀 박달나무, 아주 고운 화췌용 복숭아나무, 나무 해당화등등이 초화등과 어울려
꽃을 피울 것이다.
그 속에서 준서도 클 것이고, 우리 내외도 나이는 한 살 더 먹어 늙어가지만 준서의 웃음과 함께
맑디 맑은 웃음을 웃을 것이다.
준서야 잘 자거라 할머니는 너를 재우고 컴퓨터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