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이쁜준서 2007. 2. 16. 07:47

여러가지 이름으로 부르는 밥이 있다.

냉동실의 완두콩으로 찹쌀을 약간 넣고 밥을 했더니 이 겨울에 새파란 콩이 듬성듬성 있는 밥은 혀끝에서 착 달라 붙는 달콤한 맛으로 좋았다.

찰밥, 보리밥, 콩밥, 쌀밥,무밥, 씨래기밥, 김치밥,콩나물밥,김밥, 초밥, 등등 우리는 쌀에 무언가를 섞어서 밥을 짓고 갖가지 이름으로 부른다.

물론 빵에도 맛도 형태도 여러가지 종류의 빵이 있지만 "밥"이란 말과 "빵"이란 말의 무게가 다르지 않겠는가?

 

예전-70년대인가? 80년대 초 인가?

곡수가 많이 나오는 통일벼라는 것이 있었다.

밥을 해 놓으면 진기가 떨어져도 곡수가 많이 나오게 나라에서(농업진흥청)개발애서 시골에서도 신품종으로 심기도 했던 벼의 일종이다.

떡국으로 해 놓으면 밥으로는 떨어지지만 값이 헐하니 그 때 대구시내에서 보다 조금 떨어진 시외로

나가면 떡국 삯이 헐하다고 시어머님과 친구들은 시외에 가셔서 떡국을 빼 오셨다.

그 때는 방앗간에서 썰어 주는 시절이 아니었고, 전화가 집집마다 있는 것도 아니어서 50대 초반의

시어머님은 무겁게도 하여간 많은 양을 빼 오셨다.

 

그런데 웬일인가?

밥은 껄끄러워도 보리쌀과 함께 짓고, 된장에 비벼서 먹으면 그런대로 괜찮았는데 떡국은 껄그러워서

영 맛이 별로였다.

라면이야 가게에서 팔았지만  라면을 먹지 않는 집도 많았던 시절이어서 라면과 섞어 먹을 수도 없었고, 그 해는 그래서 김치 밥국을 많이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좋은 쌀로 가래떡을 빼면 굵고, 통일벼는 약했다.

아마도 통일벼는 진기가 없어서 뭉치는 힘이 약해서 그랬던 것 같았다.

어제 떡국을 주문해서 가지고 오면서 가래떡이 먹고 싶어서 따로 가래떡도 한 되 주문했는데  굵으면서도 단단하게 보였던 가래떡을 배어 무는 순간 쌀 냄새가 나서 그 옛날 새댁 시절이 생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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